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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총리 "장애아 특수학교 짓도록 도와달라"…대국민호소

"장애아 교육 권리보다 집값 중시하는 잘못된 이기심"

[편집자주]

이낙연 국무총리가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17.9.21/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이낙연 국무총리가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17.9.21/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이낙연 국무총리는 21일 최근 논란이 된 서울 강서구 특수학교 설립문제와 관련해 "장애아를 위한 특수학교를 필요한 만큼 지을 수 있도록 국민 여러분이 도와주길 호소드린다"고 밝혔다.

이 총리는 이날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교육부를 포함한 관계부처들은 주민들과 성심으로 소통하며 특수학교를 확충해 가길 바란다"며 이렇게 말했다.

앞서 서울시교육청은 강서구 공진초등학교 폐교 부지에 특수학교를 짓는 내용을 발표했지만, 지역주민의 지속적인 반대로 현재까지 학교설립이 늦어지고 있다.

이에 지난 5일 열린 '강서지역 특수학교 설립 주민토론회'에서 장애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이 무릎을 꿇고 눈물을 흘리며 특수학교 설립의 필요성을 호소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이 총리는 "며칠 전에 보도된 한 장의 사진이 우리 사회 구성원들의 부끄러움을 일깨웠다"며 "장애아가 조금 가깝게 다닐만한 학교를 지역사회가 수용하지 못해 그 아이와 엄마에게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은 고통을 또한번 얹어 드렸다"고 말했다.

이어 이 총리는 "도대체 우리 사회의 무엇이 그 아이와 엄마를 이 지경까지 몰아넣고 있냐"며 "장애아의 교육받을 권리보다 내 집값이나 내 아이의 주변을 더 중시하는 잘못된 이기심이 작동하진 않았을까"라고 꼬집었다.

국가인권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서울의 장애학생 4496명이 29개 특수학교에 재학중인데 8개 구에 특수학교가 없어 2~3시간을 들여 인근 지역으로 통학하고 있다. 또 정원보다 학생 수가 많은 경우도 대다수였다.

이 총리는 "통계를 보면 학교에 가는데 1시간 이상 걸리는 학생의 비율이 일반 초중고교는 3.2%이지만 특수 초중고교는 11.6%"라며 "장애아들이 더 먼 학교를 다녀야 하는 세상은 거꾸로 된 세상"이라고 지적했다.

이 총리는 언론 보도를 인용해 특수학교가 들어선 곳과 그렇지 않은 곳의 집값 변동이 없다는 사실도 함께 전했다.

이 총리는 또 "내 아이를 장애아로부터 멀리 떼어 놓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라는 교육이론은 세계 어디에도 없다"며 "오히려 내 아이가 장애아를 배려하며 함께 사는 경험을 갖는 것이 아이의 미래에 훨씬 더 좋다는 것이 세계 공통의 상식"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총리는 40여년간 전남 고흥 소록도에서 봉사한 간호사 마리안느와 마가렛을 언급하면서 "우리 모두가 '소록도 천사'처럼 하기는 어렵더라도 이웃에 장애아 학교를 두는 일은 주민 여러분들이 수용해 줄 것으로 저는 굳게 믿는다"고 강조했다.

더 나아가 이 총리는 공공기관과 민간기업 등을 향해 장애인 고용을 늘려줄 것을 주문했다. 그는 "더러는 장애인 의무고용을 이행하지 않고 부담금으로 때우려 하는 경향마저 있는데 이래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고용노동부에는 장애인 의무고용을 훨씬 더 철저하게 적용하는 방안을 강구해줄 것을 당부하면서 "특히 공공기관이 장애인 의무고용을 이행하지 못하면 그 기관장을 엄정하게 제재하도록 준비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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