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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뱅 돌풍은 시작일 뿐" 핀테크 시대 생존법은?

[새책] 금융혁명과 전사들

[편집자주]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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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창구를 찾는 대신 집에서 클릭 한 번에 돈을 빌린다. 계좌번호를 몰라도 카카오톡 주소록을 보고 송금한다. 핀테크의 습격으로 철옹성같던 금융의 벽이 무너졌다. 전당포식 영업에 머물던 은행은 디지털에 사활을 건다. 20세기 최고의 경제학자로 꼽히는 슘페터는 "혁신이 곧 '창조적 파괴'"라고 정의했다. 

'금융혁명과 전사들'은 핀테크를 선도하는 기업 16곳의 이야기를 소개한다. 저자 기타오 요시타카는 일본 소프트뱅크 신화를 일궈낸 주역으로 현재 SBI홀딩스 대표이사 집행임원 사장을 맡고 있다. SBI홀딩스는 일본 내 인터넷금융의 대표주자다. 

핀테크(fintech)는 '금융(finance)'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다. 그는 핀테크가 '블록체인'이 핵심인 '2.0 시대'로 진화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기존 인터넷 혁명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영향력이 크다고 강조한다. 일본 은행들은 블록체인을 활용한 결제 플랫폼을 연내 상용화한다. 송금 비용을 기존의 10% 수준으로 낮췄다. SBI증권은 웰스나비와 제휴해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를 선보였다. 반응은 폭발적이다. 4개월여 만에 79억 엔에 달하는 자산을 예치했다.

저자는 "재빨리 변화하지 못하는 금융회사에선 고객이 점점 떠나가고, 기존의 금융질서는 단기간에 파괴될 것"이라며 "이는 전 세계에서 동시에 일어나는 혁명"이라고 단언한다. 

이런 변화 속에서 기존 은행 산업은 위기를 맞았다. 일본 은행들은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도입한 2016년 2월 전후로 자산 구성이나 수익성에 타격을 입었다. 대형은행과 지역은행 모두 예대금리 이익을 포함한 기초 업무이익의 증가 폭이 줄었다. 지역은행은 일본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수익 전망은 나빠지는 반면 비용을 크게 줄이기도 쉽지 않다. 저자는 "일본 은행시스템의 '저체온증'에는 확실한 개선의 조짐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일축했다.

핀테크가 이를 타개할 해법이 될 수 있을까? 저자는 핀테크에 걸맞은 생태계 조성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리먼 사태 이후 글로벌 금융 규제 강화 흐름 속에서 관련 제도 정비가 시급하다는 진단이다. 비트코인 등 가상통화에 대한 통계를 정비하고, 소비자보호 제도를 구축하는 것도 중요하다. 

영국이 도입한 '금융 규제 테스트 베드(Regulatory Sandbox)'에도 주목한다. 영국은 '핀테크 허브'를 구축하기 위해 규제 부담을 줄인 핀테크 기업 지원 제도를 만들었다. 저자는 "일본의 경우 상황을 주도하는 공격적인 개혁에 아직 많은 과제가 남아 있다"며 "크게 변화한 세계의 금융 정세에 대응하기 위해 개혁의 속도를 큰 폭으로 끌어올려야 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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