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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시간 넘긴 과방위 '마라톤 국감'…완전자급제 논의 '후끈'(종합)

'나홀로 출석' 박정호 사장에 스포트라이트 집중.."자급제 긍정적 검토"

[편집자주]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12일 오후 경기도 과천시 중앙동 정부과천청사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과기정통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2017.10.12/뉴스1 © News1 오장환 기자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12일 오후 경기도 과천시 중앙동 정부과천청사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과기정통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2017.10.12/뉴스1 © News1 오장환 기자

12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대상으로 진행된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첫 국정감사에서 '단말기 완전자급제'가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여당 의원들이 전 정권에서 제정된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을 비판하며 완전자급제를 통신비 인하 대안으로 내세우면서다. 이동통신3사 최고경영자(CEO) 가운데 유일하게 증인으로 출석한 박정호 SK텔레콤도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히면서 논의에 힘을 실어줬다. 하지만 야당 의원들 사이에서는 부정적인 기류가 우세하고 주무부처인 과기정통부도 부정적인 입장이라 이견도 만만찮다. 

이날 과천 정부청사에서 실시된 국정감사는 오전 10시에 시작해 12시간 넘게 이어지다 밤 11시가 다 돼서야 끝났다.

◇줄이은 국회 발의..쐐기박은 박정호 SKT 사장

정책 논의 가운데 가장 주목을 끈 것은 단연 완전 자급제였다. 최근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완전자급제 법안을 발의한데 이어 김성수 의원, 신경민 의원도 추가 발의에 나설 예정이라 과방위 여당 의원들 주도로 개정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사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이 가장 먼저 발의했지만 야당내에서는 부정적인 의견이 우세하다.  

김성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근본적 해결은 완전자급제 외에는 없다"며 "정부에서 이번 기회에 근본적으로 판을 바꿔보라"고 말할 정도로 적극적이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도 논의에 가세했다. 그는 이날 "단말기 완전자급제 도입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혀 쇄기를 박았다. 검토 배경에 대해서는 "정확히 예측은 어렵지만 단말 서비스와 콘텐츠가 분리돼 경쟁하는 효과는 생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박 사장이 완전자급제 카드를 빼든 것은 통신비 인하 여론은 갈수록 거세지는데 통신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단말기 출고가가 계속 오르는 상황에서 기존 체제로는 논의에 한계가 있다는 판단때문이다.

하지만 이통사의 단말 판매를 금지하는 완전자급제는 전세계에서 도입된 국가가 전무할 정도로 '강한 규제'에 속하고 수만개의 휴대폰 판매점들의 줄도산이 불가피한 전면적인 변화로 만만치 않은 문제다.

이때문에 정부도 미온적인 반응이다. 유영민 과기정통부 장관은 "원론적으로 완전자급제는 동의하지만 간단한 문제는 아니다"고 신중한 입장을 드러냈다. 김용수 2차관도 "그러나 단통법이 폐지되면 단말기 지원금과 선택약정 요금할인 25% 혜택이 모두 사라지는 것이어서 단기적으로 통신요금이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김성태 의원을 제외하고 야당에서도 부정적인 기류다. 김경진 국민의당 의원은 "LG전자 폰이 가성비가 나쁘지 않은데도 안팔리는 것은 고객들이 삼성전자 제품을 선호하는데 있다"며 "자급제가 도입돼도 고객들이 삼성전자 제품을 계속 찾는다면 가격경쟁 및 인하 효과는 없다"고 말했다. 완전자급제 도입해도 삼성전자가 독무대인 스마트폰 시장에 경쟁촉진이 일어날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지적이다. 
 
◇'나홀로 출석' 박정호 사장에 스포트라이트 집중

이날 국감의 최고 스타는 이통3사 CEO 가운데 유일하게 국감장을 찾은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었다. 통신비 문제는 과방위의 최대 현안이라 업계 1위 이통사인 SK텔레콤의 수장이 증인으로 출석하는 것은 의미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 

국회의원들의 '송곳 질의'로 불편할 수 있는 자리를 피하지 않고 '정면돌파'한 박 사장에 국회의원들은 '칭찬'을 쏟아냈다. SK텔레콤 사장이 국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한 것은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09년 하성민 전 사장 이후 8년만이다.

민경욱 자유한국당 의원은 "박정호 사장이 올해가 취임 첫해인데 곧바로 국감에 출석한 데에 대해 너무 불편하게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우리나라 통신업계를 대표한다는 자부심을 가져달라"고 박 사장을 격려했다.

추혜선 정의당 의원도 "다른 사업자들이 다 안나왔는데 혼자 나오셔서 큰 부담이겠지만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여당 간사인 신경민 의원도 "박정호 사장이 도시바 반도체 사업 인수 일정을 조정하면서까지 이 자리에 나와주신 것은 기업인으로서 국민과 국회를 존중을 표한 것으로 정말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사장은 증인 출석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출석 이유에 대해 "국정감사는 정부와 공공기관 대상이지만 우리와 유관 정책을 만드는 정부의 국감에 증인으로 요청받았으니 나오지 않겠다는 생각을 한 적은 없다"고 소신발언을 밝혔다. 

반면 국회는 나머지 불참한 증인들에 대해서는 고발도 불사하겠다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김경진 국민의당 의원은 "종합감사에도 오지 않을 경우 사법당국에 고발하기로 3당 간사가 원칙적으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은 30일 종합감사에 참석할 방침이다. 황창규 KT 회장은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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