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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사+의사, 협진진료하겠다" 30대 한방원장의 파란

[메디컬 리더스] 이진호 자생한방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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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호 자생한방병원장은 <뉴스1>과 인터뷰에서 
이진호 자생한방병원장은 <뉴스1>과 인터뷰에서 "환자들에게 차원이 다른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뿐 아니라 의학계에 보탬이 되는 맏형 역할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자생한방병원이 국내 대표 한방병원으로 입지를 굳혔지만 그것만으로 부족합니다. 환자들에게 차원이 다른 의료서비스로, 맏형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올 11월초 취임한 이진호 자생한방병원장(38)은 <뉴스1>과 인터뷰에서 이같은 취임일성을 밝혔다. 30대 병원장 탄생이 일견 파격적이라는 생각이 들어 '병원장 자리가 부담스럽지 않느냐'라고 물었더니 이 원장은 "병원 구성원들 대부분이 젊은 편"이라며 "나이는 중요하지 않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는 "자생한방병원이 새로운 치료모델을 제시하고 한의계뿐 아니라 의학계 전체에 좋은 영향을 미치자는 의미에서 맏형 역할을 하고 싶다"며 "추나요법을 건강보험에 적용하는 정부시범사업이 진행되고 있다는 게 단적인 사례"라고 강조했다.

'추나요법'은 비뚤어진 척추를 손으로 밀거나 잡아당겨 교정하는 비수술적 척추치료법이다. 자생한방병원 설립자인 신준식 명예이사장이 창시해 1994년 정식 치료행위로 보건복지부에 등록되고 전국 11개 한의과대학에서 추나학을 정식 교과목으로 채택했다. 자생한방병원은 추나요법을 발판으로 국내 대표 한방병원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

이 병원장은 "자생한방병원은 한 진료실에서 한의사와 의사가 동시에 환자를 진료하는 협진진료 모델을 국내 최초로 선보일 예정"이라며 "병원장이 되면서 가장 먼저 추진하는 사업"이라고 말했다.

자생한방병원은 지난 11월말부터 협진진료 시범사업을 하고 있다. 이 협진진료는 병원장과 한방재활의학과·재활의학과·영상의학과 전문의 등이 한자리에 모여 환자의 치료방향을 논의하고 결정하는 방식이다. 많게는 5명의 의료진이 환자 1명을 치료하기 위해 온전히 30분을 투입한다.

이 병원장은 "협진진료는 병원장 취임 전부터 구상해오던 것으로, 당장은 경영상 손해일 수 있다"면서도 "한국갤럽에 의뢰한 설문조사에서 척추·관절질환 환자 10명 중 7명이 협진진료에 관심을 보일 정도로 시장잠재력은 높다"고 내다봤다. 

이 병원장은 최근 병원사옥을 서울 압구정동에서 논현동으로 이전한 것을 계기로 외국인 환자 유치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지난해 자생한방병원을 찾은 외국인 초진환자는 2000명 수준이다. 이 병원장은 2020년까지 외국인 초진환자를 연간 3000명 규모로 늘릴 계획이다. 이를 위해 사옥 1개층을 외국인전용 국제진료센터로 운영할 예정이다.

 이진호 자생한방병원장은
 이진호 자생한방병원장은 "젊은 병원장으로서 합리적인 업무 시스템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이 병원장은 지난 2004년 인턴으로 입사하면서 자생한방병원과 인연을 맺었다. 한의과대학을 갓 졸업한 초보 한의사에서 병원장에 오르기까지 고작 13년이 걸렸다. 한의원을 개원한 친구들과 달리 큰 병원을 운영하고 새로운 진료시스템을 만드는데 흥미를 느꼈다. 이는 과학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한의대에 진학한 이력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 병원장은 "수천년 동안 임상을 통해 검증된 한의학을 과학적 언어로도 풀어내는 것을 의학계에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그래서 SCI급 논문 발표에 사활을 걸고 있다. 자생한방병원은 1999년 자생척추관절연구소를 설립해 지금까지 총 53편의 SCI급 논문을 국제학술지에 발표했다. 지난해엔 15편의 SCI급 논문을 발표했고 올해는 20편가량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이 병원장은 "병원장으로서 가장 신경쓰는 것은 합리적인 업무시스템"이라며 "연봉과 복지도 중요하지만 직원들 스스로 자신이 하는 일이 불합리하다고 느낀다면 병원의 미래를 장담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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