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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소추 1년] 무엇을 남겼나…지금은 '적폐청산 전쟁' 중

국민적 요구 vs 국민통합 저해…민주당 '독주' 우려도

[편집자주]

2016.10.24/뉴스1 © News1 허경 기자
2016.10.24/뉴스1 © News1 허경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통과 1년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8일 문재인 정부의 적폐청산 기조를 바라보는 정치 전문가들의 시선은 엇갈린다.

문재인 정부의 적폐청산은 지난 5월 정권 교체의 유산이다. 적폐청산 칼을 쥔 검찰의 수사는 정재계를 가리지 않고 광범위하게, 속도감 있게 진행 중이다.

이런 탓에 '적폐'(積弊·오랫동안 쌓이고 쌓인 폐단)는 문재인 대통령 당선 이후 현재까지 유행처럼 쓰이고 있다. 적폐정당, 노동적폐, 언론적폐, 종교적폐까지.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문재인 정부의 적폐청산이 박 전 대통령 탄핵을 이끈 촛불민심과 국민적 요구를 반영하는 것이라는 분석부터 국민통합을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다양한 주장이 나온다.

최창렬 용인대 교육대학원장은 뉴스1과의 통화에서 "적폐청산은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이기도 하고,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 등을 지켜본 국민들의 요구"라고 말했다.

최 원장은 "현재 문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이 높은 것도 적폐청산 추진에 대한 국민적 지지를 방증하는 것"이라며 "그럼에도 자유한국당이 정치보복 운운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고 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잘못된 것은 바로잡아야 한다. 잘못된 짓을 한 사람은 벌을 받아야 하는 것이 맞다"고 강조했다.

다만 검찰의 칼날이 주로 야권을 향하는 등 정치보복 모양새에 국민 통합이 저해되고, 정치권에서 여야의 협치가 실종될 수 있다는 지적들도 나왔다.

신 교수는 "한쪽이 피해의식을 갖게 하면 통합이 어렵다"며 "문무일 검찰총장이 올해 안에 (적폐청산을) 끝낸다고 했는데 너무 오래 끌면 부작용이 크다"고 비판했다.

그는 "정치권 한쪽은 너무 강하고 한쪽이 너무 죽어 있다"며 "중도와 합리적 보수 정당은 계속 국민들이 분열돼 있으면 그 이후에는 통합에 힘 썼어야 하는 게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김형준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도 "야당이 정치보복이 아니라고 할 정도로 끌고 갈 수 있는 역량이 필요한 것이지, 힘이 있다고 막 쓰면 안 된다"고 봤다.

또한 "집권당이 대통령과 청와대 눈치 보고 비판의 목소리는 없다"며 "개혁을 통해 적폐청산으로 가는 것인지, 한풀이를 하는 것인지 여당이 좀 더 고민을 많이 해야 한다"고 했다.

집권당인 민주당의 '독주'가 우려된다는 의견도 나왔다.

신 교수는 "여당이 굉장히 이성적으로 할 필요가 있다. 한쪽은 밀리고 있는 상대인데, 넘어뜨리고 밟으려고 하면 장기적으로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여당이 예산안 처리과정에서 한국당·국민의당·바른정당의 목소리를 반영하는 쪽으로 갔었으면 어땠을까"라며 "정치는 적이 필요하다는 말이 있다. 야당도 숨 쉴 공간을 만들어줘야지, 지금처럼 밀어붙이면 부메랑으로 안 좋게 돌아온다"고 진단했다.

김 교수는 "지금도 캠코더(캠프·코드·더불어민주당) 인사 등 나오면서 인사에서 기회가 균등하지 않았다"며 "공정, 정치 정상화라는 두 축이 여전히 미완성이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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