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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를 부르는 우주에 우리는 어떤 말을 해줄까?

[NYT터닝포인트]우리가 다른 행성에서 생명체를 발견한다면, 그들을 만날 수 있을 만큼 오랫동안 살 수 있을까?

[편집자주]

© 뉴욕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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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우주를 더 많이 바라볼수록 우주의 누군가도 우리를 바라보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올해 초 한 국제 천문학자 팀이 트라피스트-1 행성계에서 생명체가 존재할만한 최소한 세 개의 행성을 발견하면서 그 가능성에 대한 관심은 더욱 커졌다.   

우주에서 다른 생명체가 발견되면 우리 자신에도 변화가 생길 것이다. 우주의 생명체에 대한 우리의 느낌이 근본적으로 바뀔 것이다. 그리고 천문학에서의 발견이 늘 그렇듯이 그 발견 역시 별 것이 아닐 수도 있다.   

그와 같은 몇 가지 유명한 사례들을 이미 알고 있을 것이다.

코페르니쿠스는 태양이 지구를 도는 것이 아니라 지구와 식별 가능한 행성들이 태양의 주변을 돌고 있음을 보여줬다. 갈릴레오 갈릴레이는 달이 거대한 바위 봉우리와 바위 계곡으로 둘러싸여 있음을 보여줬다. 전 세계 모든 천문학자들은 태양이, 우리에게 생명을 주는 태양이 그다지 대단한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줬다. 태양은 우주의 수십억 개의 항성들 가운데 하나에 불과한 것이다. 심지어 우리 은하계도 크게 다르지 않다. 태양과 같은 항성이 수십억 개 존재하는 것이다.  

적당한 표면 온도를 지닌 행성 하나를 발견했다고 상상해 보라. 이 행성이 수증기와 천연가스의 주요 요소인 메탄도 지니고 있다고 상상해 보라. 명목상 메탄을 생산하는 방법은 한 가지 이상이다. 하지만 우리가 새로운 천연가스와 생체분자를 얻는 주요 방법은 주로 유기물들의 자연적 과정을 통해서다. 미생물이라고 하는 것은 바다나 습지 혹은 우리와 같은 생명체 내부에 살고 있는 것들을 말한다.     

©뉴욕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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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우주에서 미생물을 찾고 싶다면 어디를 들여다봐야 할까? 그보다도, 어떻게 해야 그 미생물을 볼 수 있을까?

지구와 큰 차이가 없는 행성을 찾는 일이 논리적 출발점이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태양계의 여타 행성들(수성, 금성, 화성, 목성, 토성, 천왕성, 해왕성)과 지구가 구별되는 점은 태양과의 거리다. 지구에서 태양까지의 거리 때문에 지구가 액체 상태의 물을 확보하고 있는 것이다. 지구는 적당한 기압을 갖고 있고, 표면 온도는 물이 끓는점과 어는점인 섭씨 0~100도 사이다.    

트라피스트-1 행성계를 발견한 과학자들은 바로 이러한 조건을 찾고 있었으며, 하나가 아니라 일곱 개의 행성들을 발견했다. 이 행성들은 태양계 외 행성으로, 우리 태양계가 아닌 항성을 돌고 있다. 그 중 세 개의 행성은 표면에 액체 상태의 물을 지니고 있기에 아주 적합해 보인다.    

천문학자들은 향후 수개월 혹은 수년 동안 관련 연구를 거듭할 것이다. 이들은 세 개의 행성에 바다로 된 액체 상태의 물은 물론 대기 내에도 수증기가 있는지 여부를 밝혀줄 중요한 스펙트럼 자료를 알아내길 바라고 있다.    

하지만 외계 행성을 방문하는 일은 거의 불가능하다. 우리가 알고 있는 모든 물리학에 따르면, 우주 비행사들이 하는 방식으로는 다른 태양계로 가는 실질적인 방법은 없다. 우주 공간이 너무나도 광대하다. 우주선으로 태양과 가장 가까운 프록시마 켄타우리까지 가는 데도 1만 년이 걸릴 것이다. 40광년 떨어진 트라피스트-1 행성계까지 가는 데는 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다. 또한 수십 년간 살피고 귀를 기울였지만, 우주로부터 이해할 수 있는 신호는 들려오지 않았다.    

멀리 떨어진 태양계로부터의 어떠한 신호, 반짝임, 빛줄기도 끊임없는 의문을 불러일으킬 것이다. 가령 문자가 있을지, 농사는 지을지, 사랑을 나눌지, 혹은 이러한 것들이 필요할지, 지구를 방문할지, 오고 있다면 우리가 어떻게 해야 할지, 우리를 어떻게 생각할지, 우리가 우주의 광대함을 가로질러 그들과 소통할 만큼 가치 있는 존재인지, 인간의 일들이 외계인들이 관심을 갖기에는 너무 사소한 것이 아닐지 등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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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계인들은 지구에 올 수 있다고 해도 우리에게 그다지 큰 관심이 없을 것이다. 우리가 흰개미를 하찮게 생각하는 것처럼 말이다. 외계인들은 "지구에 사는 인간들은 참 흥미롭다"며 "그들은 (입헌정치, 과도정치, 기술주의 등) 몇 가지 원시적인 체제만으로 (흙더미 같은) 복잡한 생활공간(에 해당하는 것)을 만든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것이 전부일 것이다. 어쨌든 우리는 지구를 수십억 명의 우리 인류가 살 수 없는 행성으로 만들고 있는 과정인 것으로 보인다. 수십 종을 멸종의 위험에 빠뜨리는 것은 물론이고 말이다. 외계에서 신호를 받는다면 이 같은 우리의 태도가 바뀔까?    

트라피스트 프로그램의 연구자들은 이 프로그램의 이름과 같은 트라피스트 수도사들처럼 평화를 사랑하는 사상가들이라고 한다. 우리는 그들로부터 뭔가를 배울 수 있다.    

전 세계의 국방 예산은 약 1조 7000억달러다. 올바른 통찰을 가지면, 즉 그 가상의 외계 신호의 다른 한 쪽 끝에 무엇이 존재하는지 보게 될 정도로 우리의 행성을 오래도록 유지한다면, 우리는 이 국방 예산을 절반으로 줄일 수 있다. 나머지 예산은 병든 지구를 갈기갈기 찢어놓는 것이 아니라 통합하고, 보호하며, 강화하는 데 사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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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나이는 태양계 탐사를 위한 비영리단체인 플래니터리 소사이어티의 최고경영자(CEO)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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