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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몸과 마음 씻어줄 눈꽃 산행 어때요

[편집자주]

제주 한라산 영실 코스© News1 이석형 기자
제주 한라산 영실 코스© News1 이석형 기자

지난 한 해 동안 힘들었던 몸과 마음을 추스르기 위해서라든지, 새해 새로운 결심하기 위해 여행을 떠나려는 이들이 많다.

조금은 고생스럽지만, 깊은 마음 속까지 깨끗이 씻어줄 수 있는 풍경으로 가득찬 겨울 산행은 어떨까. 사계절 내내 아름답지만, 유독 겨울이면 상고대와 눈꽃으로 뒤덮여 설국(雪國)의 정취를 품어내는 산들이 있다.

새하얀 전나무 숲이 이어지는 오대산 선재길을 비롯해 소백산 천동계곡 탐방로, 덕유산 향적봉, 지리산 노고단, 달마산 암릉, 한라산 윗세오름 등 전국 명산별 상고대와 눈꽃이 아름다운 곳들을 소개한다.  

월정사 전나무숲© News1
월정사 전나무숲© News1

◇강원, 오대산 선재길

겨울이면 눈이 고요함을 더해진다. 상원사를 잇는 도로가 생기기 전, 선재길은 스님과 불자들이 오가며 수행하는 길이었다. 오대산 화전민이 나무를 베어다 팔던 삶과 애환의 길이기도 했다. 

선재길 눈꽃 트레킹의 출발점은 월정사다. 초입의 전나무 숲은 '도깨비'를 촬영한 뒤 연인들의 사랑을 받은 곳으로 초록과 흰색이 어우러져 운치를 더한다. 월정사를 나선 후 본격적인 선재길은 장암, 지장폭포, 회사거리 등은 월정사 권역에서 만나는 볼거리다.  

가는 길은 섶다리, 오대산장(야영장), 동피골, 출렁다리로 이어진다. 얼음 밑으로 흐르는 계곡을 가로지르는 다양한 다리를 건너는 재미가 쏠쏠하다.  

트레킹은 상원사를 만나 마무리된다. 월정사의 말사로 문수보살을 모신 상원사는 고즈넉함이 더하다. 상원사에서 진부로 가는 막차는 오후 5시 20분. 4시가 지나면 상원사가 어둑해지는 점을 감안해 출발 시각을 조절한다. 소요시간은 3시간이다.

소백산에 피어난 상고대. 소백산국립공원사무소 제공© News1 
소백산에 피어난 상고대. 소백산국립공원사무소 제공© News1 

◇충북, 소백산 천동계곡 탐방로
 
소백산은 사계절 모두 아름다운 풍광으로 유명해 '천상의 화원'이라는 별칭을 가지고 있다. 특히 눈이 시릴 만큼 아름다운 설경과 나뭇가지마다 만개한 상고대(서리꽃)로 어우러진 겨울풍경은 그 중에서도 첫 손가락에 꼽힌다.

소백산의 탐방로 중 어의곡, 천동계곡, 죽령코스는 풍광이 좋고, 비교적 완만해 산 정상에서 탁 트인 설경을 감상하려는 등산 마니아들 사이에서 각광을 받고 있다.

누구나 쉽게 비로봉 정상까지 오를 수 있는 코스가 있다면 천동계곡 탐방로가 좋다. 천동탐방지원센터에서 출발해 비로봉까지 가는 이 코스는 편도 6.8km로 소요시간이 약 3시간이다. 

이 탐방로는 하얀 눈꽃 사이로 천동계곡의 맑은 물을 바라보며 올라 갈 수 있으며, 정상 부근에 다다르면 겨울 눈꽃 드레스를 입은 채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는 500년 수령의 주목을 능선 따라 좌우로 만나 볼 수 있다.
 
덕유산 정상인 향적봉. 덕유산국립공원제공© News1 
덕유산 정상인 향적봉. 덕유산국립공원제공© News1 

◇전북, 덕유산 향적봉 

무주리조트 내 자리한 설천봉 곤돌라를 타고 덕유산 정상인 향적봉(해발 1614m)에 오를 수 있다. 8분간 곤돌라를 타고 오르다 보면 눈 아래 펼쳐지는 스키장의 풍경과 숲 곳곳마다 소복소복 쌓인 눈이 어우러져 절경을 선사하는 산의 모습에 넋을 놓게 된다. 

곤돌라에서 내려 쌓인 눈을 밟으며, 보게 된 향적봉의 풍경은 그야말로 장관이다. 향적봉 대피소를 지나 중봉까지 이어지던 코스 아래 펼쳐진 세상은 설국 그자체다. 이 코스에선 관광객들은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눈 밭에서 구르며 눈싸움을 하기도 하고, 연신 사진을 찍으면서 여행을 만끽한다.

향적봉 휴게소에 마련된 뜨끈한 우동, 오뎅 등 먹을거리 또한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이다.  

지리산 노고단에 밤새 내린 눈이 쌓여 설경이 펼쳐져 있다. 전남 구례군 제공© News1 
지리산 노고단에 밤새 내린 눈이 쌓여 설경이 펼쳐져 있다. 전남 구례군 제공© News1 

◇전남, 지리산 노고단
 
노고단 아래 펼쳐지는 '구름바다'의 절경은 가히 지리산을 지리산답게 만드는 제1경이라 불러도 손색없다. 노고단까지 총거리는 4.7km이며 소요시간은 약 1시간이다.

성삼재까지 차량으로 올라갈 수 있기 때문에 성삼재주차장에서부터 걸으면 된다. 코스도 짧지만, 탐방로가 평탄해 노약자도 걷기 좋다. '무넹기'(인공수로)를 지나 약 500m 정도 걸으면, 돌계단과 넓은 길을 선택하는 갈림길이 나온다. 돌계단을 이용해 50m만 오르면 되는 단축 코스도 있다

지리산 노고단 상고대와 눈꽃의 절정은 2월까지다. 4월까지도 이어질 수 있지만 매년 기후에 따라 다르다.  

'호남의 금강산'이라고 불리는 달마산© News1
'호남의 금강산'이라고 불리는 달마산© News1

◇전남, 달마산 암릉

남도의 금강산이라 부르는 해남 '달마산'은 현산면, 송지면, 북평면 등 3개의 면으로 둘러싸여 있으며, 긴 바위들로 솟아 있는 산이다.

특히 바위들은 봉화대가 있는 달마산 정상을 거쳐 도솔봉까지 이어지며, 땅끝에 솟은 사자봉에서 마무리된다.

달마산은 '호남의 금강산'이라고 불릴 정도로 암릉으로 장관을 이룬다. 암릉은 봉화대가 있는 달마산 정상인 불썬봉을 거쳐 8km를 지나 땅끝에 솟은 사자봉에서야 갈무리한다. 소요시간은 편도 3시간 정도다.

또 다른 볼거리로는 신라 경덕왕 8년에 의조화상이 창건한 미황사와 도솔암이 있다.

한라산 영실 코스에서 많은 등산객들이 눈쌓인 탐방로를 걷고 있다. © News1 이석형 기자
한라산 영실 코스에서 많은 등산객들이 눈쌓인 탐방로를 걷고 있다. © News1 이석형 기자

◇제주, 한라산 윗세오름

겨울이면 한라산은 하얀 눈꽃으로 뒤덮인다. 특히 가장 아름답기로 손꼽히는  곳이 윗세오름이다.

해발 1600~1700m 고지 정상부근에는 붉은오름, 누운오름, 족은오름이라는 크고 작은 3개의 오름이 직선상으로 연달아 이어져 있다. 이 3개의 오름을 합쳐 윗세오름이라고 부른다. 겨울이 되면 자욱한 구름이 휘감으며 흡사 인기 애니메이션 '겨울왕국'같은 광경이 펼쳐진다. 윗세오름의 백미는 대피소에서 맛보는 따끈한 컵라면과 커피 한 잔이다.

오르는 코스는 어리목과 영실이 있다.백록담의 서북벽을 바라볼 수 있다. 어리목 코스는 4.7km로 오르는데 약 2시간30분 소요된다. 어리목 계곡을 지나 계단으로 된 숲을 1시간 정도 걸으면 사제비 동산이 나오며 1600m 고지의 만세 동산을 지나면 평지가 나와서 윗세오름 대피소까지 수월하게 갈 수 있다.

영실코스는 3.7km로 약 2시간 소요되며, 윗세오름 대피소까지 오를 수 있는 가장 짧은 코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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