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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어나는 '랜선 집사'…'시간·비용 걱정 없어요'

[편집자주]

최근 '랜선 집사'들이 늘고 있다.(사진 LG유플러스 '자장가의 비밀' 영상 캡처)© News1
최근 '랜선 집사'들이 늘고 있다.(사진 LG유플러스 '자장가의 비밀' 영상 캡처)© News1


반려동물 문화를 영상으로 즐기고 소비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12일 LG유플러스에 따르면 집에 혼자 있는 반려동물을 보살펴주는 '반려동물 사물인터넷(IoT)' 바이럴 영상이 '대한민국 유튜브 인기 광고영상'에서 1위를 달성했다. 지난해 7월 론칭한 영상은 현재 1202만8537뷰를 기록했다.    

노령견 '히릿'(12)을 키우는 1인가구의 실제 사연을 바탕으로 제작돼 반려인들에게 공감대를 형성했을 뿐만 아니라 비반려인들에게도 감동을 줬다는 평가다.   

최근 반려동물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직접 동물을 키우진 않지만 영상 등을 통해 대리만족하는 이른바 '뷰니멀족'이 늘고 있다.    

유튜브에 따르면 반려동물 채널 중에는 수십만명의 구독자를 가진 경우가 많다. 고양이 7마리가 생활하는 모습을 담은 '크림히어로즈' 채널은 62만여명을, 고양이 수리와 노을 부부와 새끼 3마리의 영상을 담은 채널 'SuriNoel 수리노을'은 35만여명을, 강아지 소녀와 행성이 나오는 채널 '소녀의 행성 GirlsPlanet'은 11만여명을 구독자수로 갖고 있다.    

이외에도 유튜브 내 반려동물 영상 채널은 수십개에 달한다. 관련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들에 대한 관심도 상당한 수준이다.    

사람들이 반려동물을 직접 마주하지 않고 영상으로 대신 동물 문화를 소비하는 현상에 대해 비용과 시간의 문제가 크다는 의견이 많다. 또 동물을 가족으로 생각하는 등 인식이 향상돼 무작정 키우지 않고 현실적으로 판단하는 사람들이 늘었다는 점도 뷰니멀족 증가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뷰니멀족인 김진흥씨(28)는 "반려동물을 들이고 싶지만 직장생활을 하다보면 집에 잘 들어가지 못하기도 하고, 동물양육비가 생각보다 비싸 영상 등을 통해 대리만족하고 있다"며 "솔직히 지금도 동물을 키울 순 있지만 혼자 외롭게 지내는 동물은 무슨 죄냐"고 말했다.  

이수연씨(26)는 "출퇴근시간에 시간 때우기도 좋고, 동물 영상을 보고나면 괜히 기분이 좋아져 하루 내내 힘이 난다"며 "직접 키우면 더 좋겠지만 혼자 사는 현재는 욕심이라고 생각하고 지금 생활에 만족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현상에 대해 사람들의 동물에 대한 관심도 늘었지만, 깊지 않게 표면적으로 관계를 맺으려는 추세가 이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천명선 서울대 수의과대학 교수는 "최근 오프라인상에서 사람들끼리 관계를 맺기 부담스러워 하는 사람들이 SNS 등으로 관계를 맺는 경우가 많다"며 "본인 위주의 삶을 사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경향에 발맞춰 동물을 키우지 않고 영상으로만 보는 사람도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천 교수는 이어 "각종 언론 등에서 동물을 키울 때 '책임감'을 강조하고 있다보니 뷰니멀족들도 이를 합리화하거나 의식들이 투영된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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