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공유하기

국정원 특활비 수사확대…檢 칼날 MB정부도 겨냥

'집사''분신' 등 MB 최측근 인사 자택 압수수색
관련자 조사 예정…이 전 대통령도 불러낼지 주목

[편집자주]

이명박 전 대통령. 2018.1.3/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이명박 전 대통령. 2018.1.3/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박근혜정부 시절 국가정보원의 특수활동비(특활비) 청와대 상납 혐의를 수사해 온 검찰의 칼날이 이제 이명박정부를 향하고 있다.

특활비 불법 상납의 '최종수수자'로 지목된 박 전 대통령과 측근 '문고리 3인방' 및 당시 국정원장이 기소된 상황에서, 이 전 대통령의 측근들마저 수사선상에 올랐다. 결국 이 전 대통령 역시 수사를 받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검사 송경호)는 12일 국정원 특활비 수수와 관련해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78)과 김희중 전 청와대 1부속실장(50), 김진모 전 청와대 민정2비서관(52)의 자택에 대해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이들은 이명박정부 시절 청와대에서 주요 보직을 맡았던 인사들이다. 김 전 기획관과 김 전 비서관은 2009년 9월부터 2011년 12월까지, 김 전 부속실장은 2008년 2월부터 2012년 7월까지 재직했다.

김백준 전 기획관은 이 전 대통령의 고려대 상대 동문이자 '집사'로 불릴 정도의 최측근 인물이었다. 그는 총무비서관과 총무기획관으로 청와대의 살림을 도맡았으며, 이 전 대통령의 재산관리에도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희중 전 실장은 이 전 대통령이 신한국당 국회의원일 때부터 비서관으로 합류, 서울시장을 거쳐 청와대에 입성하기까지 지근거리에서 일정을 관리하며 보좌해왔다. 20년 넘게 곁을 지킨 까닭에 이 전 대통령의 '분신'으로 불리기도 했다.

김진모 전 비서관은 지난 2008년 국정원 파견 후 이듬해부터 청와대에서 재직했는데, 앞서 구속 기소된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서울대 법대 동문이자 사법시험·사법연수원 동기이기도 하다. 청와대 근무 이후 서울남부지검장에 오르기도 했으나 지난해 7월 정권교체 후 첫 인사에서 좌천돼 옷을 벗었다.

검찰은 이날 압수수색과 관련해 이명박정부 당시 원세훈 전 국정원장이 특활비를 사적으로 유용한 혐의를 수사하던 과정에서 국정원의 자금이 청와대로 불법적으로 전달된 단서를 포착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원 전 원장 시절 국정원이 미국 스탠퍼드대학에 특활비 200만달러(약 20억원)를 송금한 정황을 파악하고 수사를 진행해왔다. 검찰은 지난 2011년 말~2012년 초 안보전략연구원을 창구로 돈이 송금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 수사선상에 오른 인물들이 박 전 대통령의 '문고리 3인방'과 대비될 정도의 최측근이며, 국정원 특활비의 상납구조가 유사한 만큼 이 전 대통령을 상대로 한 직접조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검찰은 압수물을 분석하는 대로 이들을 포함한 이명박정부 당시 청와대 및 국정원 인사들을 조사해 자금의 성격과 대가성 유무, 이 전 대통령의 관여 여부를 밝힐 방침이다.
연관 키워드
로딩 아이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