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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ews1 이은주 디자이너

이른바 '지인능욕'을 당한 대학생 피해자들이 가해 남학생을 엄중 처벌할 것을 요구하며 단체행동에 나섰다. 지인능욕은 주변 인물의 SNS 사진을 음란물과 합성하는 디지털 성범죄로, 최근 대학가를 중심으로 확산 중이다. 

12일 '한양대 남학생의 지인사진을 이용한 음란물 제작사건 피해자모임'(피해자모임)에 따르면 이 학교 남학생이 지인들의 사진을 음란물과 합성해 성적으로 희롱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피해자는 한양대와 타대학 학생까지 모두 16명이다.

이들 피해자는 페이스북을 통해 "가해자는 트위터, 텀블러 등의 SNS에서 전문적으로 음란물 합성사진을 제작하는 계정에 지인들의 얼굴을 보내 음란물과 합성해달라고 의뢰했다"며 "악질적인 성희롱 문구와 함께 음란물과 합성된 얼굴을 보며 저희들은 정신적으로 많은 고통에 시달렸다"고 호소했다.

피해자모임은 해당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이 가해자에게 성범죄 관련 혐의를 적용하지 않았다는 사실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성범죄 처벌규정을 다룬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이 아닌 다른 혐의가 적용됐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서울 성동경찰서는 음화제조 혐의 등으로 한양대 재학생 A씨를 불구속 입건해 수사 중이다. A씨는 피해자 모임에서 가해자로 지목된 인물이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여학생들이 자기 SNS에 올린 얼굴사진을 인터넷에 떠도는 알몸사진과 합성한 이미지를 휴대전화에 보관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가 분실한 휴대전화를 습득한 다른 재학생이 해당 사진들을 발견하고 피해자들에게 알리면서 이같은 사실이 드러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피해자들은 경찰이 이 사건에 성범죄 관련 혐의를 적용하지 않았다며 반발하고 있다. 피해자모임은 "이 사건은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는 성과 관련된 언동으로 상대방에게 불쾌감을 주었다는 점에서 명백한 성범죄"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경찰은 현행법상 A씨를 성폭력 관련 혐의로 처벌할 규정이 없다는 입장이다.

경찰관계자는 "사진을 직접 찍었다면 모르겠지만, SNS 사진을 합성한 경우는 성폭력처벌법에 따라 처벌하기 어렵다"며 "이런 (지인능욕) 사례가 없었기 때문에 우리도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경찰은 A씨의 휴대전화 데이터를 복구하기 위해 디지털 포렌식 작업 중이다. 현행법상 음란한 물건을 제조할 경우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이 밖에 피해자모임은 △한양대가 가해자를 퇴학 조치할 것 △가해자가 공개 사과문을 게시할 것 △사건에 대한 억측을 삼갈 것 등을 공개적으로 요구하는 중이다.

대학 측도 논란이 확산되자 자체적으로 진상조사에 나선 상태다. 한양대 관계자는 "학교 인권센터를 통해 이달 초 사건을 제출받았다"며 "피해 학생들을 만나 상담을 했고, 가해자로 지목된 남학생도 조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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