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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반도체 경기, 달콤쌉싸름해요"

"반도체 호황 올해 상반기까지…하반기부터 하락세
세미콘 코리아 2018' 기자간담회

[편집자주]

"올해 메모리반도체 시장은 10~14% 성장한다. 그러나 하반기부터 업황이 후퇴하기 시작해 2019년에는 하락기가 시작 될 것."

고점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는 메모리반도체 시장 전망을 두고 올해 하반기 업황 하락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또 나왔다. 상반기에 화려하게 꽃피우다 하반기부터 지는 올해 시장 전망을 두고 "bitter-sweet(달콤 쌉쌀한) Year"라는 표현이 등장했다.

짐 핸디 오브젝티브 애널리시스의 연구원은 31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반도체 산업 전시회 '세미콘 코리아 2018'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올해 반도체 시장이 전년 대비 약 10~14% 가량(D램 12%·낸드플래시 9%) 성장할 것"이라고 보면서도 "상반기에는 호황이 지속되다 하반기에는 업황 하락이 시작돼 2019년부터는 하락기가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2017년의 경우 20% 성장이 예상됐으나 실제 성장은 22%에 달했다.

전통적인 PC 시장의 수요 부진에도,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서버향 제품의 주문이 폭발적으로 이뤄졌다. 모바일향의 경우도 기기당 탑재량이 큰 폭으로 늘면서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메모리반도체의 몸값이 크게 뛰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고사양 제품에 대한 주문이 밀려들었는데, 제품이 없어서 팔지 못할 정도였다. 그러나 이같은 이례적 초호황은 올해 상반기를 끝으로 점차 정상 범위에 접어들 전망이라는 것이 대세적 시각이다.

특히 반도체업계의 캐시카우이자 황금알로 공급부족이 심한 3D낸드플래시의 경우, 낸드플래시업체들이 3D낸드플래시 전환 기술을 마스터하면 공급이 늘어 천정부지로 솟은 가격이 하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그 시점은 예측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실제 낸드플래시 가격은 지난 1년 사이에 17%, D램은 44% 가량 상승했다. 저장장치에 활용되는 D램과 낸드플래시는 스마트폰, 태블릿PC 등의 성장세에 힘업어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낸드 가격이 떨어지면 D램 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3D 낸드로의 이행이 마무리되면 반도체 회사들은 평면 구조의 낸드 공장은 폐쇄하거나 D램 시설로 전환할 것"이라며 "D램 공급과잉이 초래되면 이 생산시설도 파운드리나 S램 등 다른 용도로 전환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경우 업계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점도 피력했다.

핸디 연구원은 "수년 내 D램 3강인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미국 마이크론 중 2개만 살아남을 수 있다"고 했다. D램 시장은 과거 치열한 치킨게임 끝에 3강으로 재편됐는데 이 구도가 깨질 수도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현재 D램 세계 1위인 삼성전자는 압도적 시장점유율(D램 46% 등)과 기술 초격차 전략으로 경쟁사를 2년 이상 멀찍이 따돌리고 있다. 이에 힘입어 삼성전자는 지난해 인텔을 제치고 세계 반도체 1위 왕좌에 올랐다. 

한편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가 주최한 이날 행사에는 반도체 산업의 전체 공급망을 아우르는 장비 및 재료 업체, 부품, 설계, 소프트웨어, 설비 등 분야에서 436개 회사가 참석했다. 전시부스는 1900여개에 달한다. 지난해 행사에는 반도체 전문가, 엔지니어, 업종 참관객 등 5만4000여 명의 관람객이 방문했는데 이번 전시회에도 이를 웃도는 방문객이 참관, 역대 최대규모가 될 것이란 전망이다.

기조연설자로는 총 4명이 초청됐으며 △강호규 삼성전자 반도체 연구소장(부사장) △에반겔로스 엘레프테리우 IBM 펠로우 △안 슈티켄 IMEC 수석부사장 △이보 볼젠 자일링스 최고기술책임자(CTO) 등이 연단에 오른다. 특히 올해에는 처음으로 '스마트 오토모티브 포럼'을 마련해 자동차 시장에서 역할이 점차 커지는 반도체를 조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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