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공유하기

오바마 딸 다녀온 '갭이어'…서울시, 상반기부터 지원

청년 알바·스펙 쌓기 대신 '나를 찾는 시간' 제공
갭이어 예산 3억원 편성…"구체적 방안 논의 중"

[편집자주]

 서울의 한 대학교 내 취업게시판에 취업 관련 전단이 붙어 있다. /뉴스1 © News1 박지수 기자
 서울의 한 대학교 내 취업게시판에 취업 관련 전단이 붙어 있다. /뉴스1 © News1 박지수 기자

서울시가 갭이어(Gap Year) 사업을 올해 상반기 시작한다. 청년이 단기간 아르바이트나 보여주기식 스펙 쌓기에 매몰되는 대신 '나를 찾는 시간'을 갖도록 경비지원이나 무료 체험 프로그램을 제공할 계획이다.

6일 서울시에 따르면 올해 '갭이어' 사업 예산으로 3억원이 편성됐다. 내달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내놓고, 상반기 내에 시작할 예정이다.

갭이어는 학업을 잠시 중단하고 봉사, 여행, 인턴, 창업 등 자신이 평소 하고 싶었던 일을 하면서 진로를 모색하는 기간을 말한다. 영국 등 선진국에서는 학생들이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곧바로 대학에 진학하지 않고 1년간 여행, 봉사, 인턴을 하며 진로를 모색하는 갭이어를 갖는다.

2016년 하버드대에 합격한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큰 딸 말리아가 입학을 한 해 미뤘다고 발표해 화제가 됐다. 말리아는 고등학교 졸업 후 바로 대학에 입학하는 대신 1년간 '갭이어(gap year)'를 통해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배우 엠마 왓슨과 영국의 해리 왕자도 갭이어를 가졌고, 가수 로이킴도 미국 조지타운 대학에 입학하기 전 갭이어를 통해 슈퍼스타K 시즌4 오디션 프로그램에 참가해 우승을 하고 가수로 성공했다.

서울형 갭이어는 지난해 7월 19~39세 청년으로 이뤄진 '서울 청년의회' 제안으로 논의가 시작됐다. 당시 청년의회는 서울시가 우선 서울시립대에 자유학기제를 도입하고 휴학생, 졸업생, 대학 밖 청년을 위한 갭이어와 진로단절 계층을 대상으로 한 3단계 갭이어 도입 확대를 제안했다.

지난달 열린 청년포럼에서는 좀 더 다양한 사례가 공유됐다. 지리산이음이 서울시 청년허브, 작은자유와 함께 운영한 '지리산X청년도서관'은 청년이 3박4일간 지리산 체류를 통해 도시 밖 생활에 대해 생각해보고, 자신의 '일'을 구상해볼 수 있도록 다양한 체험 기회를 제공한 사례를 소개했다. 

제주도는 청년갭이어 시범사업으로 지난해 제주 청년 30명을 대상으로 서울에서 21일 간 체류하며 다양한 체험기회를 제공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갭이어 사업이 인생설계를 돕는다는 좋은 취지와 달리 '제2의 청년수당'으로 포퓰리즘 논란에 휩싸일 수 있어 촘촘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문한다.

서울시는 올해 월 50만원의 청년수당을 지난해보다 2000명 늘린 7000명 지원하겠다고 발표했다. 청년이 취업 준비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매월 50만원씩 2~6개월 지원받을 수 있는 제도다. 서울시가 청년수당을 지급하기 위해 만든 클린카드는 한 때 모텔, 소주방,휴게텔에서 사용 가능하다는 비판에 휩싸이기도 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청년들의 인생설계를 돕기 위해 공공에서 할 수 있는 부분이 무엇인지 다양한 방안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로딩 아이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