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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2월 中판매 전년比 반토막, 中·日 업체에 점유율 잠식

가성비 갖춘 中·日 브랜드 약진, 전기차 부문에서도 뒤처져

[편집자주]

그래픽=방은영 디자이너© News1
그래픽=방은영 디자이너© News1

올해 중국 판매 100만대 이상을 목표로 세웠던 현대자동차 계획에 빨간불이 켜졌다.

소형차 부문에서 경쟁하고 있는 중국 토종업체가 판매량을 늘리면서 현대차 시장점유율이 연말 대비 60%수준까지 쪼그라들었다. 엔저를 등에 업은 일본계 합작법인과의 경쟁까지 심화되며 현대차 시장점유율 순위는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13일 중국승용차시장연석회 통계에 따르면 베이징현대차는 올해 2월 현지에서 3만5595대의 승용차를 판매했다. 전년 2월과 비교하면 판매량이 반토막(45%↓) 수준으로 떨어졌다.

현대차 부진을 틈타 중국 토종업체들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현지 완성차 업체인 지리자동차는 지난달 중국에서 전년 동월 대비 49% 이상 확대된 10만9718대의 차량을 판매했다. 상하이자동차는 2월 판매실적 9위에 이름을 올리며 10위권에 진입했다.

현대차 부진은 시장점유율을 보면 보다 뚜렷하게 드러난다. 지난해 연간 평균 3.43%를 기록했던 베이징현대차의 시장점유율은 2월 들어 2.52%로 축소됐다. 지난해 2월 4.48% 및 연말 4.02%과 비교하면 점유율이 60% 수준에 머물렀다.

반면 토종업체인 지리자동차 점유율은 전년 2월과 비교해 2.7%포인트 확대됐다. 창안과 창청의 점유율이 같은 기간 소폭 줄긴 했지만 감소폭은 1포인트 미만대로 방어했다.

전년 2월과 비교해 중국 전체 승용차 판매량이 0.5% 감소한 상황에서 베이징현대차의 점유율 감소폭이 다른 업체에 비해 크다는 것은 경쟁사들에 시장을 잠식당했다는 의미다.

일본계 합작사와의 경쟁도 격화됐다. 지난해 2월 점유율 9위였던 둥펑닛산은 베이징현대차를 제치고 상위권(6위)에 이름을 올렸다. 광저우혼다는 현대차를 따돌리고 중국 시장점유율 상위 10개 업체에 진입했다.

그래픽=방은영 디자이너© News1
그래픽=방은영 디자이너© News1

이처럼 일본계 브랜드까지 중국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엔저 장기화에 따른 가격경쟁력 개선 덕으로 보인다. 베이징현대차는 가성비를 무기로 중국에서 소형차 중심의 시장 확대를 도모해왔지만 현지 토종업체들과의 가격경쟁력에서 밀리며 시장점유율이 축소됐다.

또 중국에서 급성장하고 있는 전기차 구매수요에 제때 대응하지 못한 점도 시장점유율 하락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중국에서 판매된 전기차는 57만8000대로 전년 대비 72% 확대됐다.

미래차 시장이 무섭게 성장하자 현지업체인 지리자동차는 지난해 11월 전기차 브랜드 링크엔코 출범과 함께 첫 번째 모델을 출시했다. 광저우자동차 역시 현지 전기차 배터리 공장 설립을 추진하는 등 미래차 부문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에 반해 현대차는 지난해 중국에서 쏘나타 PHEV를 출시할 예정이었으나 보조금 문제에 발목이 잡히며 현지 토종업체의 독주를 지켜봐야만 했다.

LG화학 배터리가 장착되는 쏘나타 PHEV가 중국 정부의 전기차 보조금 지원대상에서 제외돼서다. 어쩔 수 없이 현지 업체인 CATL(컨템포러리암페렉스테크놀로지) 배터리를 장착하기로 결정했지만 설계변경이 필요해 쏘나타 PHEV의 중국 출시가 지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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