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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배달 50년…평생 모은 1억원 장학금 쾌척한 유창일 할아버지

1954년부터 50년간 관공서 시골마을에 신문 배달
지역인재 양성에 써달라 백산중·고등학교에 기탁

[편집자주]

전북 부안군 백산면에 살고 있는 유창일 씨(80)가 14일 오후 2시 백산중·고등학교 강당에서 신문을 팔아 모은 돈 1억원을 이 학교에 기탁한 뒤 교직원, 학생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백산중고교 제공) 2018.5.15 /뉴스1 © News1 김대홍 기자
전북 부안군 백산면에 살고 있는 유창일 씨(80)가 14일 오후 2시 백산중·고등학교 강당에서 신문을 팔아 모은 돈 1억원을 이 학교에 기탁한 뒤 교직원, 학생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백산중고교 제공) 2018.5.15 /뉴스1 © News1 김대홍 기자

팔순의 한 주민이 평생 동안 신문을 배달해 모아 둔 1억원의 재산을 “지역 인재양성에 보태달라”며 중·고등학교에 기탁해 큰 울림을 주고 있다.

전북 부안군 백산면에 살고 있는 유창일씨(80)는 14일 오후 2시 백산중·고등학교 강당에서 교직원과 전교생이 참가한 자리에서 정하영 백산고등학교장과 이중배 백산중학교장에게 장학금으로 각각 5000만원씩 총 1억원을 기탁했다.  

이날 기탁된 장학금의 명의는 유씨와 앞서 2016년 별세한 그의 아내 양석순 씨(당시 75세)의 공동명의여서 뭉클한 부부애를 드러내기도 했다.

유씨는 앞서 2002년 초에도 백산중·고등학교에 장학금 1200만원을 기탁한 바 있어 그가 기탁한 장학금 총액은 1억1200만원이 됐다.

유씨는 이날 “가정 형편이 어려워 초등학교도 제대로 다니지 못한 게 한으로 남아 평생 모아온 돈을 지역인재를 양성하는데 도움을 주기 위해 백산중·고등학교에 장학금으로 기탁하게 됐다”며 “백산중·고등학교 학생들은 학비 걱정 없이 학업에 정진해 앞으로 대한민국을 이끌어갈 인재로 성장해 줄 것”을 당부했다.  

이중배 백산중 교장은 “교직생활 30년을 하면서 오늘처럼 감격스러운 날은 처음”이라며 “유창일 할아버님 부부가 기탁한 장학금을 어려운 학생들이 학업에 정진할 수 있도록 뜻있게 쓰겠다”고 감사를 표했다.  

이중배 교장은 이날 유씨에게 백산중학교 명예졸업장을 전달했다.

유씨는 백산초등학교 인근인 부안군 백산면 평교리 외거마을에서 10대 중반이었던 지난 1954년부터 2003년까지 약 50여년 동안 백산면 일대에 중앙일간지를 관공서와 가정집에 배달해왔다.

유씨는 당시 자신의 집에 ‘신문지국’을 마련하고 중앙지뿐만 아니라 지방지를 비가오나 눈이 오나 자전거를 이용하며 배달했다. 당시 신문 구독층은 관공서와 지역 유지, 마을 이장 등이 주류를 이루었다. 그러나 신문 보급망이 통합되고 구독자 수가 줄면서 유씨도 더이상 버티지 못해 2003년에 문을 닫았다.  

정하영 백산고등학교장은 “제가 6살 때 신문배달 하시는 유 선생님을 처음으로 본 기억이 난다”고 회상하며 “어려웠던 가정생활을 극복하고 팔순을 맞아 이렇게 거액의 장학금을 기탁한 유 선생님의 뜻을 기려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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