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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고위급회담 중단에 '당혹'…한미공조 운전자役 급부상

한미연합군사훈련 이유로 돌연 취소…북미정상회담 재고려
남북 교류 유지 속 한미 긴밀 공조 필요성

[편집자주]

© News1 이은주 디자이너
© News1 이은주 디자이너

북한이 16일 개최 예정이던 남북 고위급회담 개최를 불과 10시간도 남기지 않은 상황에서 무기한 연기한다고 통보하면서 우리 정부도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다.

북한이 미국의 일방적인 핵포기 강요가 이어질 경우 내달로 예정된 북미정상회담도 재고려하겠다는 입장을 거듭 밝힘에 따라 '중재'역할을 나섰던 정부의 역할이 또한번 부각될 것으로 관측된다.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은 이날 조선중앙통신과의 담화를 통해 "조미(북미) 수뇌회담을 앞둔 지금 미국에서 대화 상대방을 심히 자극하는 망발들이 마구 튀어나오고 있는 것은 극히 온당치 못한 처사로서 실망하지 않을 수 없다"며 북미정상회담을 재고려할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북한이 당초 고위급회담 중지를 발표한 이유는 한미연합공중훈련인 '맥스선더'가 판문점 선언에 대한 노골적 도전이라는 이유에서다.

전문가들은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완전한 비핵화를 요구하면서 대량살상무기(WMD), 인권문제까지 거론해 북한을 압박하는 미국에 대한 불만을 표출한 것으로 분석했다.

김계관 부상의 담화에 "미국의 이러한 처사에 격분을 금할 수 없다"는 발언을 볼때,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등 '선제적 조치'에 대해 미국이 사찰을 우선해야 한다는 등 부정적 반응을 보인데 강한 불만감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미국이 '선폐기, 후보상'으로 요약되는 리비아 방식의 비핵화를 주장하며 북한을 압박하자 '단계적이고 동시적' 방식을 고수하며 '체제보장' 카드까지 간접적으로 제시한 것으로 보인다. 

결국 남북 고위급회담 중지 발표는 미국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기 위한 기회로 삼았다는 주장이 나온다. 이는 북미 간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 합의, 이행, 검증 등의 과정이 남북 관계 개선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얘기로도 해석된다.

이에 따라 우리 정부가 남북 간 교류를 유지하면서 한미 간 긴밀한 공조를 유지해야 필요성이 커졌다는 지적이다.

이런 가운에 강경화 외교장관은 이날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전화통화를 갖고 북한의 남북고위급 회담 연기 통보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미국 측의 요청으로 이뤄진 이번 통화에서 강 장관은 북측에 한반도 평화와 번영을 위해 조속히 회담에 호응할 것을 촉구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고, 폼페이오 장관은 북미정상회담을 위한 준비를 지속하겠다고 외교부 측은 설명했다.

우정엽 세종연구소 연구위원은 "우리 정부가 북미 간 현재 어느정도까지 얘기가 진행됐는지에 대해 양쪽으로 이야기를 듣고 있는지가 중요하다"며 "북한의 이같은 기조가 김정은 위원장의 방중 이후 강해졌을 수도 있기 때문에 우리 정부가 주변국과 관련한 상황을 잘 알고 있는지 점검을 해야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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