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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호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자문연구위원(전 영국주재 북한공사/.2017.12.11/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북한이 한미연합공동훈련인 '맥스선더'훈련을 이유로 16일로 예정됐던 남북고위급회담 중지를 통보하면서 2016년 망명한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 공사를 저격해 배경에 관심이 집중된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16일 오전 "우리는 남조선에서 무분별한 북침전쟁 소동과 대결 난동이 벌어지는 험악한 정세 하에서 북남고위급회담을 중지하는 조치를 취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고 보도했다.

이어 "특히 남조선 당국은 우리와 함께 조선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해 노력하자고 약속하고서도 그에 배치되는 온당치 못한 행위에 매달리고 있다"며 "천하의 인간쓰레기들까지 국회 마당에 내세워 우리의 최고 존엄과 체제를 헐뜯고 판문점 선언을 비방 중상하는 놀음도 버젓이 감행하게 방치해놓고 있다"고 크게 반발했다.

여기서 '천하의 인간쓰레기'로 지칭된 인물은 태영호 전 공사로 해석된다. 그는 앞서 14일 국회에서 저서 출판 기념 강연 및 기자간담회를 열고 "김정은은 결코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며 완전한 북한 비핵화를 '환상'으로 규정했었다.

태 전 공사는 회견에서 미국이 요구하는 북한 핵시설에 대한 강제 사찰과 무작위 접근은 북한의 절대 권력구조를 허무는 것으로 북한으로선 절대 받아들일 수 없는 영역이라며 현실적으로 향후 북미 협상이 북한의 핵 위협을 감소시키는 '핵 군축'으로 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27일 남북정상회담에서 합의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는 결국 주한미군 철수를 의미하며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의식도 '쇼맨십'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판문점 선언에 명시된 남북간 철도 건설 계획은 현실성 없는 "공허한 선언"이라고 평가절하했고, 김정일에 대해서도 "챙길 것은 다 챙기는 저팔계식 외교였다"고 비난했다. 

태 전 공사에 대한 북한의 날선 반응은 그가 김정은 위원장의 비핵화 의지와 진정성을 전면 부정하면서 이른바 '최고 존엄'을 강도 높게 비판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에서 체제나 최고지도자를 비판하는 행위는 타협이 불가능하다"며 김 위원장의 행보를 폄훼·비판하는 발언이 북한을 자극했다고 분석했다. 또 북한이 남북간 고위급 회담 중단을 통보하면서 태 전 공사를 거론한 것을 볼 때 남측에 재발 방지를 위한 적극적인 조치를 요구하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태 전 공사는 황장엽 전 조선노동당 비서 이래 탈북한 북한 최고위급 인사다. 스웨덴과 덴마크를 거쳐 주영국 북한대사관에서 10년 동안 근무한 엘리트 태 전 공사는 귀순 이후 공개적으로 북한 김정은 정권을 비판해왔다.

그는 이번에 출판한 저서 '3층 서기실의 암호-태영호 증언'에서도 "북한은 나라 전체가 오직 김정은 가문만을 존재하는 노예사회"라며 "이제 노예해방의 싸움은 시작되어야 한다"고 일갈했다.

다만 태 전 공사는 14일 회견에서 저서 집필 중 신변의 위협은 느끼지 않았냐는 질문에 "지난해 12월부터 책을 준비해 올해 2월 말에 끝냈는데 그간 신변 위협은 없었다"며 "북한이 이 책에 대해 대단히 겸허한 반응을 보일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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