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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층서 싱가포르 내려다본 김정은…리콴유 모델 따르나

리콴유, 장기집권하며 경제 개발…대 잇는 지도자
관광사업에 관심 많아…원산 벤치마킹 가능성도

[편집자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북미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11일 저녁 싱가포르 마리나 베이 샌즈 호텔 전망대 관광을 마친 뒤 차량에 탑승하고 있다. 2018.6.11/뉴스1 © News1 허경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북미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11일 저녁 싱가포르 마리나 베이 샌즈 호텔 전망대 관광을 마친 뒤 차량에 탑승하고 있다. 2018.6.11/뉴스1 © News1 허경 기자

"싱가포르가 듣던 바대로 깨끗하고 아름다우며 건물들마다 특색이 있다. 앞으로 여러 분야에서 귀국의 훌륭한 지식과 경험들을 많이 배우려고 한다."

북미 정상회담을 위해 싱가포르를 찾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1일 밤 참모들을 대동하고 현지의 대표적 관광명소인 마리나베이샌즈 호텔 전망대에 올라서 한 말이다.

김 위원장은 중국 외에 찾은 첫 번째 국가인 싱가포르에서 초대형 식물원 가든스바이더베이와 샌즈 스카이파크 전망대(마리나베이 샌즈 호텔), 싱가포르의 오페라하우스로 불리는 에스플러네이드를 2시간여 둘러봤다. 모두 싱가포르 관광의 랜드마크다.

호텔 57층 높이의 스카이파크 전망대에서는 360도로 싱가포르 전경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다. 마천루를 잇는 스카이라인과 구름 사이 높이에서 수영을 하면서 즐기는 관광객들이 김 위원장의 눈에 각인됐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시찰은 김 위원장이 북핵을 갖고 세기의 담판에 나온 시점이라는 점에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핵을 포기하고 체제 안전을 보장받은 김 위원장이 구상하는 북한의 부흥 로드맵이 무엇일까에 대한 관심이다.

특히 싱가포르는 세계 최고 수준의 경제 성장을 이룬 국가라는 사실에 더해 사실상 독재정권을 유지하면서 이 같은 발전을 이뤘다는 점에서 김 위원장의 시선을 끌었을 것으로 추측된다.
 
리셴룽(李顯龍) 현 싱가포르 총리가 대를 이은 지도자라는 점도 있다. 리 총리는 25년간 장기 집권하며 오늘의 싱가포르를 일군 국부인 리콴유(李光耀·1923~2015)의 장남이다. 이 때문에 김 위원장이 '싱가포르 모델'을 꿈꾸는 거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호텔 57층 높이의 스카이파크 전망대에서 바라본 싱가포르© News1
호텔 57층 높이의 스카이파크 전망대에서 바라본 싱가포르© News1

김 위원장이 북한 관광 사업에 부쩍 높은 관심을 보여왔다는 점도 주목되는 대목이다. 특히 북한은 원산갈마 해안관광지구를 국제적인 관광특구로 육성하는 사업을 진행 중인데 김 위원장은 여러차례 이곳에 현지 시찰을 다녀오는 등 공을 들여왔다. 이에 김 위원장이 이곳을 벤치마킹하기 위해 싱가포르 관광 인프라를 둘러본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다.

러시아와 일본을 마주한 교통의 요지이자 동해안 해변을 끼고 잇는 원산갈마지구에는 현재 명사십리 해안가를 중심으로 리조트와 워터파크가 조성되고 있다. 최근에는 북한이 원산에서 추진 중인 카지노 개발 사업에 미국 기업이 투자할 수 있도록 미국 정부에 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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