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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국인데 주 52시간요?"…韓근로시간에 '깜놀'한 크루그먼

전경련 주최 '양극화 해법' 대담서 "한국 너무 많이 일한다"

[편집자주]

미국의 경제학자 폴 크루그먼 뉴욕시립대 교수가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김광두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과의 ‘양극화, 빈곤의 덫 해법을 찾아서’ 특별대담에서 발언하고 있다.2018.6.27/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미국의 경제학자 폴 크루그먼 뉴욕시립대 교수가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김광두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과의 ‘양극화, 빈곤의 덫 해법을 찾아서’ 특별대담에서 발언하고 있다.2018.6.27/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주 52시간? 한국도 선진국인데 정말 놀랍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뉴욕시립대 교수의 말이다. 크루그먼 교수는 27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양극화, 빈곤의 덫 해법을 찾아서' 특별대담에서 다음달 시행되는 '주52시간 근로제'와 관련한 질문에 한국의 법정 근로시간이 주당 52시간이 맞느냐고 되물으며 놀라워했다. 

크루그먼 교수와 김광두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은 이날 양극화 해법에 대한 대담과 함께 주 52시간 근로시간 단축과 최저임금 인상 등 국내 현안에 대해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크루그먼 교수는 "노동시간을 제한하는 것은 어느 정도 이익이 있다고 본다"며 "어떤 순간에는 자유시장의 선택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주 52시간으로 줄어든다고 해도 여전히 (다른 선진국보다 근로시간이) 많은 것 같다. 미국은 주 40시간인데 어떻게 그렇게 많은 시간을 일하는지 이해가 안 간다. 균형된 삶을 위해 좋은 수준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크루그먼 교수는 법정 근로시간과 관련해 "경험적으로 국가 차원에서 최대 노동시간을 정해놓는 것이 좋다"며 "자유롭게 개인별로 노동시간을 정하도록 하면 문제가 생긴다"고 했다. 삶의 균형을 위해 짧게 일하고 싶은 직원을 고용주가 '문제아'로 생각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 부의장은 근로시간 단축이 생산성이 낮은 업무에 종사하는 근로자의 소득을 감소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 부의장은 "주 52시간으로는 가정을 꾸릴 수 없는 사람들이 아직도 다수 있다"며 "이런 사람들의 경우 '세컨 잡((Second Job·부업)'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기업 입장에서도 "주 52시간을 시행하게 되면 필요 생산량을 맞추기 어려워 대체인력이 필요한데 그것마저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다.

정부가 산업 현장의 혼란을 감안해 근로시간 단축 위반 처벌을 6개월 유예키로 한 데 대해선 "보완책을 마련하겠다는 취지로 이해하고 있다"며 "업종에 따라 유예 기간을 6개월에서 1년으로 두고 다르게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앞서 국회는 지난 2월 주당 법정 노동시간을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단축하는 내용의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시행 시기는 규모별로 나뉘는데, 300인 이상 기업 및 공공기관은 다음 달부터 시작이다. 다만 정부는 올해 말까지 계도기간을 둬 단속과 처벌을 6개월간 유예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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