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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3구 전세가율 40%대 눈앞…'잠 못 이루는' 갭투자자

서울 6월 전세가율 65.4%…2년 반만에 최저치
"역전세난에 갭투자자 부담 ↑…임차인도 불안"

[편집자주]

서울의 한 아파트 단지. 2018.7.6/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서울의 한 아파트 단지. 2018.7.6/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2016년 갭투자를 시작했던 40대 A씨는 전세 재계약을 앞두고 밤잠을 설치기 일쑤다. 내년 상반기 전세 세입자와 임대차계약 갱신을 앞둔 상황에서 전세가격이 계속 떨어지고 있어서다. A씨는 "4월부터 양도세 중과도 시작돼 어찌할 바를 모르겠다"며 "(전세) 재계약을 할 때 (세입자에게) 보증금 일부를 돌려줘야 하는 상황이 다가올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 비율(전세가율)이 하락하면서 갭투자자의 근심이 깊어지고 있다. 강남권을 넘어 갭투자 열풍이 불었던 강북 주요지역으로 확대되는 모습이다.

11일 KB부동산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전세가율은 65.4%를 기록해 5월보다 0.4%포인트(P) 하락했다. KB부동산이 2016년 1월 바뀐 표본으로 통계를 낸 후 최저치다.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은 2016년 6월 75.1%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당시는 전세를 끼고 집을 매입하는 '갭투자'가 극에 달했던 시기였다.

고점을 찍은 전세가율은 이후 꾸준히 하락세를 보였고 올해 1월(69.3%) 70%대가 무너지더니 지난달 65% 선에 접어들었다.

지역별로 강북보다는 강남의 전세가율이 낮다. 지난달 강북 지역 14개구의 평균 전세가율은 70.1%로 나타났고 강남 지역 11개구는 61.4%로 조사됐다.

강남 지역에서도 강남3구로 불리는 강남(51%)·서초(53.2%)·송파(53.4%)의 전세가율이 유독 낮았다. 집값이 다른 지역보다 비싸고 상대적으로 전셋값이 저렴한 재건축 아파트가 많기 때문이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연말 송파구 헬리오시티 등 대규모 단지의 입주가 예정돼 있어 강남3구는 전셋값이 더 떨어질 것"이라며 "올해가 가기 전에 (전세가율) 40%대를 기록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강북 지역 역시 하락세는 뚜렷하다. 지난해 하반기 75% 내외를 기록했던 강북 지역 전세가율은 1년 새 6%P 이상 하락했다. 갭투자의 성지라 불리는 성북구(76.5%)와 강북구(74.9%) 등이 강북 전체 전세가율을 견인하고 있으나 하락세를 막기에는 역부족이다. 강북에서는 용산구(53.2%)가 유일하게 50%대다. 강북 지역은 아직 70%대 전세가율을 기록하고 있지만, 곧 60%대 진입은 시간 문제라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이 상황이 괴로운 것은 갭투자자다. 전셋값은 물론 매매가격 역시 내려가고 있다는 게 갭투자자의 부담을 더 키우고 있다. 전세가격 하락이 이어지면 2년 후 임대차계약 갱신 때 보증금 일부를 돌려줘야 하거나 세입자가 재계약을 원하지 않을 경우 세입자를 구하기 쉽지 않을 수 있다. 또 자금 여유가 없으면 집을 팔아 세입자에게 보증금을 돌려줘야 하는데 매수자 구하기도 쉽지 않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놓일 수 있다.

전문가들은 역전세난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큰 만큼 임차인 보호 등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원갑 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갭투자자는) 세입자도 구하기 어렵고 금리인상 등으로 본인의 금융부담도 늘어날 수 있어 이중고를 겪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주택연구실장은 "전세가격 하락으로 임차인의 주거 안정과 전세보증금에 대한 주거 불안이 있을 수 있다"며 "임차인 보호 강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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