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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 통상전쟁①] 최악 전면전 "피해액 40조? 가늠조차 어려워"

미중 무역전쟁, 대중 중간재 수출 많은 韓기업 '직격탄'
美, 대중 수입품 관세대상 2500억달러..."피해 더 커질 것"

[편집자주]

© News1 방은영 디자이너
© News1 방은영 디자이너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이 됐다. 전면전으로 확전한 G2(미국·중국) 무역전쟁 얘기다. 미국의 관세폭탄에 중국이 보복관세로 맞대응하자 미국이 다시 핵폭탄급 관세폭우를 중국 대륙에 퍼부었다. 액셀러레이터를 끝까지 밟은 두 개의 차가 마주 달리는 형국이다. 전형적인 '겁쟁이 게임(치킨게임)'이다. 

국내 산업계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0년 만에 찾아온 대형 악재에 초비상이 걸렸다. G2 무역전쟁의 여파로 자동차·반도체·전자·철강·기계 등 주력 수출산업의 피해가 현실화하고 있어서다. 언제, 어디까지 통상갈등이 전개될지 가늠하기도 어렵다. 반도체 호황 착시에 가린 수출 경쟁력 악화에다 소비, 투자, 고용 등 곳곳이 적신호다. "4차 산업혁명 전환기의 대응도 벅찬데 유례없는 통상전쟁까지 더해져 금융위기보다 위기감이 더 크다(4대 그룹 관계자)"는 말이 나온다. 

미국이 지난 10일 추가 관세(10%) 부과 계획을 밝힌 중국산 수입품 대상은 2000억달러 규모에 이른다. 지난해 중국의 대미 수출 규모(5055억달러)의 40%에 육박한다. 불과 나흘 전 양국이 340억 달러의 수입품에 각각 25%의 관세를 때린 직후 나온 즉각적인 보복 조치였다. 

G2 분쟁이 양국으로 수출하는 한국 완제품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은 크지 않다. 문제는 부품 등 중간재다. 한국의 대(對)중 수출에서 중간재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78.9%(1121억달러·125조2200억원)에 달했다. 미국이 중국 수입을 규제하면 중국산 제품에 들어가는 한국산 중간재 수출이 줄어 국내 산업계가 직격탄을 맞는다는 얘기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지난 10일(현지시간) "중국의 글로벌 공급망에 의존하는 한국, 말레이시아, 태국 등 수출 의존적인 아시아 국가들이 취약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WSJ는 특히 미국이 대중 고율 관세를 부과하는 주요 품목의 수출 규모를 분석해 한국(570억 달러·63조9000억원)이 멕시코(802억 달러·89조9000억 달러)에 이어 두 번째로 크다고 분석했다. 

한국 경제와 국내 산업계가 입을 피해액은 현재로선 추산조차 어렵다. 현대경제연구원은 미국의 대중국 수입품 관세율 25% 인상으로 중국의 대미 수출이 23.4% 감소하고 한국산 중간재 수출도 크게 줄 것으로 예상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이런 식의 무역전쟁은 전례가 없는 일이어서 수출 피해 규모는 예상하기조차 어렵다"고 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본격화한 지난 4월 한국무역협회는 미·중 통상전쟁으로 수입 관세가 10%포인트 오르고, 유럽연합(EU)도 같은 수준으로 관세를 인상할 경우 글로벌 교역량이 6% 줄어 367억 달러(약 39조원)의 한국 수출 피해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무역협회 관계자는 "미국이 1단계 500억 달러에 더해 2000억 달러의 수입 제한 대상을 추가한 만큼 단순 계산으로 한국의 피해가 4배 이상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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