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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차세대 NCM811 배터리, SK이노 전기차에 일단 혼합방식 채택

하반기 양산 전기차에 다른 양극재 섞은 NCM811 적용
업계 "순수NCM811 기술 난도 높아…SK "곧 ESS 적용"

[편집자주]

SK이노베이션 전기차 배터리를 들고 있는 연구원. © News1
SK이노베이션 전기차 배터리를 들고 있는 연구원. © News1

SK이노베이션이 세계 최초로 올해 양산을 자신했던 중대형 파우치 타입 NCM811 배터리를 혼합방식으로 만들어 전기자동차에 적용한다.

NCM811배터리는 양극재에 들어가는 니켈 함량을 높여 에너지 밀도를 현존 최고 수준으로 높일 수 있는 기술로 꼽힌다. 지난해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은 나란히 세계 최초로 NCM811 배터리를 올해 전기차에 공급하겠다고 선언했다. LG화학은 방향을 전환했고 SK이노베이션은 NCM811에 다른 양극재를 섞는 방식을 택했다.

업계에선 전기차에 순수한 NCM811을 적용하는 기술이 아직 완벽하게 구현하기 어려운 것으로 보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이미 양산 가능하지만 고객사의 성능 요구에 따라 혼합방식을 채택했다는 입장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최근 충남 서산공장에서 올 하반기 양산을 앞둔 전기차에 들어갈 NCM811 배터리를 생산하고 있다. 다만 이 배터리는 순수 NCM811이 아닌 NCM811과 NCM111 양극재를 혼합해 NCM622 수준의 성능을 내는 제품이다.

NCM811은 리튬이온 배터리 양극재 핵심 소재인 니켈, 코발트, 망간을 8대1대1 비율로 구성한 배터리다. NCM622(6:2:2)와 NCM111(1:1:1)에 비해 니켈 함량이 높고 코발트와 망간의 비중이 낮다.

니켈 함량이 높아질수록 에너지 밀도가 높아져 배터리의 항속거리가 늘어난다. 코발트는 니켈의 불안정성을 보완해주는 역할을 하는데 니켈 함량을 늘리기 위해 코발트 비중을 줄일 경우 안전에 취약해질 수 있다.

업계에선 NCM811 양극재를 전기차에 상용화하는게 기술적 난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세계최초를 자신한 SK이노베이션이 순수한 NCM811을 전기차에 적용할 수 있을지 계속해서 의문부호가 따라다녔다.

이에 대해 SK이노베이션은 올 하반기 ESS(에너지저장장치)에 순수 NCM811 공급을 앞두고 있는 등 이미 양산 기술을 확보했다는 입장이다. 다만 고객사의 성능 요구에 맞춰 NCM811에 다른 양극재를 혼합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NCM811 기술력은 이미 구현해 적용 중이나 고객사의 니즈 등을 감안해 다른 양극재를 배합해서 적용하고 있다"면서 "올해 안에 ESS에 순수 NCM811을 공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8월 NCM811 배터리의 국내 첫 양산 소식을 알렸다. 같은해 12월 ESS용 공급을 시작으로 올 3분기에는 양산 전기차에도 NCM811 배터리를 공급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그러자 국내 배터리 업계 1위인 LG화학이 'SK이노베이션에 앞서 양산할 것'이라고 선언하며 양사의 경쟁이 격화됐다.

그러나 LG화학은 지난 4월 열린 1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NCM811의 올 양산 계획을 수정하고 2020년에 NCM712를, 2022년엔 NCMA(니켈·코발트·망간·알루미늄)를 완성차에 공급한다는 로드맵을 마련했다.

고객사인 완성차 업계가 현재 보편적으로 쓰이는 NCM622배터리 수준의 기술력으로도 충분한 성능을 낼 수 있다고 판단, 아직 검증이 덜 된 NCM811배터리를 선호하지 않은 영향이다. SK이노베이션이 이번에 전략을 수정한 것도 연장선상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순수한 NCM811 배터리의 전기차 적용은 고객사가 원하는가의 문제"라면서 "니켈 함량을 대폭 늘리고 코발트를 줄이는 기술이 완전히 검증되지 못한 만큼 완성차 업계도 굳이 서두르지 않으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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