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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령입자' 블레이자 존재 첫확인…우주생성 기원 밝혀지나

국제공동연구단, 고에너지 중성미자 근원 최초로 밝혀내
성균관대 연구팀 국내 유일하게 국제공동연구단 참여

[편집자주]

아이스큐브 중성미자 검출 관측소(아이스큐브 누리집) © News1 최소망 기자
아이스큐브 중성미자 검출 관측소(아이스큐브 누리집) © News1 최소망 기자


전세계 12개국 300여명 과학자로 구성된 '아이스큐브'(IceCube) 국제공동연구단이 '유령입자'라고 불린 '고에너지 중성미자'(high-energy neutrino) 근원 중 하나가 '블레이자'(Blazar)라는 사실을 세계 최초로 밝혀냈다. 카르스텐 로트 교수가 이끄는 8명의 성균관대학교 연구팀이 이 공동연구단에 유일한 한국연구팀으로 참가하고 있다.

아이스큐브 연구단은 얼음 표면에서 1.5km 아래에 5160개의 광센서 모듈로 구성된 중성미자 검출기로 우주에서 날아오는 중성미자가 '블레이자'라는 사실을 알아낸 것이다. 우주의 근원인 중성미자의 존재가 알려진 것은 100년이 넘었다. 그러나 그동안의 망원경이나 중성미자 검출기로는 무엇이 이 중성미자를 우수로부터 밀어내 지구까지 도달하게 하는지 그 존재를 확인하지 못하다가 이번에 처음으로 확인된 것이다.

중성미자는 원자보다 작다. 중성미자는 전하를 띠지않는 입자로, 아무리 강력한 자기장에도 영향을 받지 않는다. 일반적인 물질과도 거의 반응하지 않고 질량도 매우 작아 '유령입자'라고 불렸다. 이 '유령입자'는 우주에서 가장 극한 환경 속에서 생성된 뒤 아무런 방해를 받지 않고 수십억 광년을 날아서 지구에 도달한다. 

지난해 9월 3000조 전자볼트의 에너지를 가진 중성미자를 발견한 국제공동연구팀은 '아이스큐브 중성미자 검출기'에 내장된 수천개의 센서를 사용해 우주에서 날아온 중성미자가 얼음에 꽂힐 때 생성되는 빛을 측정했다. 그러다가 망원경을 통해 '블레이자'에서 나오는 페르미 감마선을 감지했다. 감마선은 고에너지 빛의 일종이다. 

천문학자들에 의해서 'TXS 0506+056'라고 명명된 이 블레이자가 과학자들에게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위스콘신대학교 매디슨의 물리학과 교수이자 아이스큐브 중성미자 관측소의 선임과학자인 프란시스 할젠 교수는 "고에너지 중성미자와 우주선의 알려진 근원에 대한 증거를 최초로 확인했다"고 말했다.

블레이자 중심에는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회전하는 무거운 블랙홀이 존재한다. 블레이자는 이 회전 축을 따라 양극에서 뿜어져 나오는 빛과 기본 입자들로 구성된 두 줄기의 제트가 있다. 이 제트 중 한 줄기가 지구를 향하고 있다. 이번에 관측된 블레이자는 밤하늘의 오리온 자리의 왼쪽 어깨 바로 옆에 위치하고 있으며, 지구에서 약 40억광년 떨어져 있다.

이번 관측을 통해 '블레이자'는 우리가 알고 있는 우주에서 가장 반짝이는 천체들 중 하나임이 증명됐다. 이에 따라 고에너지 우주선을 가속시키고 연관된 중성미자를 만들어낼 정도로 충분히 강력한 우주엔진에 대한 다중 메신저 관측의 실효성을 더욱 뒷받침하게 됐다. 2017년 9월22일 남극 얼음을 통과해 지나갔을 수백만개의 중성미자들 가운데 오직 하나만 아이스큐브에 의해 검출된 것이다.

헬젠 교수는 "아이스큐브 중성미자 검출기와 광학 망원경, 전파 망원경 그리고 X-선 망원경 등 다양한 관측장비들을 함께 활용했기에 새로운 발견을 할 수 있었다"면서 "과학자들이 지구의 모든 망원경들을 동시에 결집시키는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고 자평했다.

아이스큐브 국제공동연구단은 전세계 12개국 49개 기관에서 300명이 넘는 과학자들이 참여하고 있다. 연구단이 소유한 중성미자 검출기는 고에너지 중성미자를 식별하고 추적하기 위한 거대한 입자 검출기 가운데 가장 큰 규모다. 이 검출기는 지속적으로 하늘을 모니터링하면서 지구 내부를 가로질러 북반구의 하늘까지 관측한다.

국제연구단의 이번 연구결과는 13일 사이언스지에 게재됐다.

감마선을 통해 우주에서 날아온 중성미자가 블레이자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사진 아이스큐브 홈페이지) © News1
감마선을 통해 우주에서 날아온 중성미자가 블레이자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사진 아이스큐브 홈페이지)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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