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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게 바로 쿠데타" 국방위, 계엄령 문건 작성 군 당국 '질타'

"기무사 존치 자체를 고민할 때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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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규백 국방위원장이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안규백 국방위원장이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국회 국방위 소속 여야 의원들은 24일 국군기무사령부의 계엄령 문건을 작성한 군 당국을 한목소리로 질타했다.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업무보고는 송영무 국방부 장관으로 국무회의 참석으로 서주석 국방부 차관이 대신 참석했다. 앞서 국방부가 전날 촛불집회 계엄 검토 문건에 딸린 67장 분량의 '대비계획 세부자료'를 '군사 2급 비밀' 지정을 해제하고 공개한 바 있다.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서 차관을 향해 "오늘은 계엄령 문건 위원회가 될 것 같다"고 말문을 연뒤 "기무사 계획대로 시행됐다면 계엄을 바라는 사람이 대통령 됐을 것이다. 그게 바로 쿠데타"라고 목청을 높였다.

김 의원은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국회의) 탄핵은 (2016년) 12월9일 의결이 됐는데 한 달 전에 계엄에 관한 문건을 갖고 기무사에서 이미 작성을 하기 시작한다"며 "이는 최순실 사건이 터지자마자 정권교체를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보고 2016년 11월 3일부터 계엄을 준비한 것이다. 자신들의 안위를 위해 최순실 사태를 계엄으로 정면 돌파하기 위해 작성됐다고 의심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같은당 민홍철 의원은 "당시 탄핵국면에서 평화롭게 시위가 진행됐고 전혀 소요사태가 없었다"며 "권한 없는 기무사가 계엄에 관련된 아주 자세한 계획서를 작성했다는 자체가 엄중한 국기 문란 행위이고 군 위계질서를 문란하게 한 행위"라고 비판했다. 그는 특히 "67쪽짜리 계엄업무편람을 보면 아주 구체적이다. 일상적인 훈련용, 만약에 대비한 업무편람과는 전혀 다르다"라며 "분명히 탄핵 기각 결정을 염두에 둔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중로 바른미래당 의원은 "도대체 기무사는 어떤 조직과 부대이기에 이런 결과가 나왔을까 하는 자괴감을 갖게 된다"며 "지금까지 어떤 통치권자도 기무사를 정치적으로 이용해 왔다. 이제는 존치 자체를 고민할 때가 왔다"며 기무사 폐지를 주장했다.

서청원 무소속 의원도 "기무사 문건에 착찹하고 안타깝다"며 "국회의원들을 마치 자기 주머니 속에 있는 것처럼 알고 문건을 작성한 것은 굉장한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서 의원은 "기무사가 법을 초월해 문건을 만들었고 국회도 관련된 사안"이라며 "군 합동조사와는 별도로 국회 청문회나 국정조사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은 "기무사 문건은 공상소설이다. 탄핵이 기각될 가능성도 없었고 실제 기각이 되지 않았다"며 "문제는 문건이 발견됐을 때 기무사 등 국방부의 자정능력이 제도라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기무사령관은 문건 발견 즉시 장관과 담판을 지어서 내부에 암같은 존재가 있으면 도려내어야지, 문건을 청와대까지 들고 가서 국방위에서 난리가 난게 본인 책임은 없다고 생각하느냐"고 추궁했다.

백승주 자유한국당 의원은 2급 비밀로 지정된 계엄문건을 지난 23일 심의위를 통해 해제되기 전 청와대가 문건 일부 내용을 공개한 것을 두고 "전날 오후 5시 2급 비밀을 (평문으로 분류하는) 회의 전 문건을 보고 언론에 발표하는 것은 뭐냐"며 "군사기밀법상 누설죄 위반이고 기무사령관은 방조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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