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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싫어" 반달곰 'KM-53' 결국 수도산에 방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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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달가슴곰 KM53.(거창군 제공)2018.5.11/뉴스1 © News1 이경구 기자
반달가슴곰 KM53.(거창군 제공)2018.5.11/뉴스1 © News1 이경구 기자

지리산에 방사했지만 계속해서 90km정도 떨어진 수도산으로 이동했던 반달곰을 결국 수도산에서 방사하기로 했다.

24일 환경부에 따르면 지난 2015년 10월 지리산에 방사됐지만 세차례나 경상북도 김천의 수도산으로 이동해 서식했던 반달가슴곰 'KM-53'을 수도산에 방사하기로 했다. 이 반달가슴곰은 지난 2015년 1월 국립공원관리공단 종복원기술원에서 태어났다.

3년 넘게 지리산에서 살았던 반달가슴곰 KM-53이 수도산에서 처음 발견된 것은 지난해 6월. 당시 환경부는 이 반달곰을 포획해 다시 지리산에 방사했다. 하지만 KM-53은 같은해 7월 또다시 수도산에서 발견됐다.

두차례가 수도산으로 이동한 반달곰을 놓고 교수진들과 시민단체들은 KM-53의 서식지 이동에 대한 원인을 파악해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에선 KM-53을 수도산에 그대로 살게 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그러나 환경부는 지리산에 다시 방사했다. 반달가슴곰 종복원사업 관리방식이 개체수 보전(2020년까지 최소존속개체군 50마리 달성)이었고, 다른 지역에 방사할 경우 주민안전 등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지리산에 방사된 KM-53이 지난 5월5일 수도산을 향해던 중 대전통영고속도로에서 100km로 달리던 고속버스에 부딪히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왼쪽앞다리 어깨부터 팔꿈치 사이에 복합골절을 당한 반달곰은 종복원기술원에서 수술을 받고 현재 재활중이다.

환경부는 사고 이후 복원사업 방향을 '서식지 관리'로 변경하고 반달곰 서식지를 지리산에 한정하지 않기로 했다. 계속해서 수도산으로 이동하는 KM-53 이외에도 지리산을 벗어난 반달곰이 발견됐을 뿐만 아니라 올초 새끼 8마리가 태어나는 등 개체수가 55마리로 늘어 최소존속개체군을 넘어섰기 때문. 

환경부는 고심 끝에 KM-53을 9월중 수도산에 재방사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최근 경북 김천시과 경남 거창군에서 주민설명회를 개최하는 한편 KM-53의 모니터링 등 철저한 관리를 위한 전담관리팀도 운영하기로 했다. 아울러 KM-53처럼 지리산 이외에 다른 서식지로 이동할 반달곰이 생길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문제예방을 위해 불법엽구 수거, 공존협의체 구성 등도 진행할 계획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뉴스1에 "자문회의 결과 재방사 장소로 지리산 의견도 나왔지만 대부분 수도산을 추천했고, 서식여건 등을 조사해보니 도토리나무, 참나무 등 활엽수 위주로 구성돼있어 곰이 살기에 적합한 여건이라는 판단이 나왔다"며 "빠르면 9월중 방사가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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