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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7개월 만에 공개된 개성공단…"이산가족 상봉 느낌"(종합)

정기섭 개성공단기업협회 명예회장 "언제 다시 올 수 있을지…착잡하다"
신한용 회장 "북측이 관리 비교적 잘해왔다. 내주 정상회담에 기대 건다"

[편집자주]

경기도 파주시에서 바라본 개성공단. 2018.4.24/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경기도 파주시에서 바라본 개성공단. 2018.4.24/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14일 개성 남북 공동연락사무소 개소를 계기로 2년 7개월여 만에 처음 남측 취재진에 공개된 개성공단의 모습은 한적했다.

2016년 2월 정부의 조치로 폐쇄된 개성공단은 비교적 깨끗한 상태로 관리된 모습이었다. 개성공단 초입의 상징적 구조물인 '로만손 시계탑'은 정상적으로 시간을 가리키며 작동하고 있었다.

인적은 없지만 비교적 잘 관리된 도로와 건물 상태에 "정상 가동할 때 일요일(쉬는 날) 같다"는 말이 나왔다. 2016년 2월 이후 마치 시간이 멈춘듯한 느낌이라는 뜻이다.

다만 사람 손길을 타지 않은 채 노후된 모습은 숨길 수 없었다. 일부 간판들은 녹슬기도 했으며 한국토지주택공사(LH) 건물 외벽에 크게 적힌 'LH' 로고는 녹색 빛이 많이 바랜 상태였다.

취재진은 개성공단 내 건물을 자세히 살펴볼 수는 없었다. 북측은 개성공단의 공장 및 사무소 지역에 우리 측 인원이 체류하거나 공단 내부를 자세히 촬영하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다.

다만 공단과 1km가량 떨어져 있는 공동연락사무소로 들어가는 길과 연락사무소 사무실 내에서 2년 7개월 간 닫혀 있던 공단의 모습을 대략적으로 살필 수 있었다.

한 당국자는 오랜만에 개성공단 방문에 "마치 이산가족이 상봉하는 느낌이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날 개소식에는 개성공단 기업인을 대표해 개성공단기업협회의 신한용 회장과 정기섭 명예회장이 참석했다. 개성공단 기업인들이 개성공단 지역을 방문하는 것 역시 폐쇄 후 처음이다.

정기섭 명예회장은 이날 오전 개성 출경에 앞서 파주 도라산 남북출입사무소에서 기자들과 만나 "착잡하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정 명예회장은 "우리 정부의 의지와는 달리 비핵화란 문제에 얹혀 있어서 개성공단 재개가 언제 될지 모르는 마당"이라며 "반가운 마음과 걱정스러운 마음을 다 안고 가지만 언제 다시 들어갈 수 있을지 착잡하다"라고 말했다.

정 명예회장은 "공단 가동이 재개돼서 들어가는 게 아니기 때문에..."라며 "여기를 원해 매일 다니던 길인데…"라고 연신 말끝을 흐렸다.

신한용 회장은 착잡함 속에서도 북측이 개성공단 폐쇄 이후 비교적 관리를 잘 한 것 같다며 다행스러움을 나타냈다.

신 회장은 "북측 얘기를 들어보니 겨울에는 수도 동파 등을 막기 위해 물을 빼는 조치 등을 했다고 한다"며 "밖에서 보기에는 비교적 정리 정돈이 잘 돼있다. 북측이 관리를 잘 했다는 안도감이 든다"라고 말했다.

이어 "개성공단 기업들이 더 힘들어지고 있어 연내 공단이 재개되기를 희망한다"며 "다음 주 남북 정상회담에 거는 기대가 크다"라고 말했다.

신 회장은 "북측이 관리해 왔다지만 기계들은 오랫동안 쓰지 않아 손질이 필요할 것"이라며 "우리 국민이 근성이 있다. 재가동 신호만 오면 바로 기계를 개보수하고 조이고 닦아서 밤낮으로 기계 돌리는 소리가 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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