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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IB 경고음에…삼성전자·SK하이닉스 공매도 쏠림

일주일 거래량 전주 대비 2배…주가 하락 동반

[편집자주]

©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모건스탠리와 골드만삭스의 반도체 경고음이 울린 지난 1주일 동안 국내 반도체주에 공매도 세력이 몰렸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5일부터 전날까지 7거래일간 삼성전자의 공매도 거래량은 591만9971주로 전주 대비 1.55배 늘었다. 같은 기간 SK하이닉스 공매도 거래량은 381만2026주로 2.3배 증가했다. 

지난 6일 미국 시장에서 모건스탠리의 보고서 여파로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한 기술주가 크게 하락했다. 지난달 반도체 업황 전망을 '주의'로 낮춘 모건스탠리는 "최근 2주 동안 PC, 모바일 등의 수요가 악화했으며 3분기 반도체 가격이 더 낮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본 노무라증권도 반도체 칩 수요 둔화를 진단했다. 

이후 골드만삭스도 반도체 자본 설비 분야에 대한 투자의견을 '매력적'(attractive)에서 '중립적'(neutral)으로 내렸다. SK하이닉스와 미국 마이크론 등의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낮췄다. 삼성전자는 우선 매수 추천종목 명단(Conviction list)에서 제외됐다. 

이에 국내 대표 반도체주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직격탄을 맞았다.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 5일부터 7거래일간 7.5% 하락해 연중 최저가(4만3000원) 경신 위기를 맞았고, SK하이닉스는 8.3% 하락했다. 

공매도 거래량도 급증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증권과 SK하이닉스는 지난 7일과 10일, 2거래일 연속 공매도 거래량 1위와 2위를 나란히 기록했다. 평소 한 자릿수였던 삼성전자 공매도 거래 비중 또한 6일에는 12%에 달했다.

국내 증시는 해외 IB 보고서에 부침이 심한데, 특히 업황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진 최근 반도체주가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국내 증권업계의 보고서가 반도체 업황에 대체로 긍정적이라 해외 IB 보고서와 다소 온도 차도 있다. 공매도 공세가 반복되자 기관투자자 대비 상대적으로 정보력이 약한 개인투자자 사이에서 '공매도 폐지' 여론이 들끓고 있다.

공매도 공세에 더욱 힘이 실릴지는 지켜봐야 할 문제다. 이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간밤 미국 시장에서 기술주가 선전하면서 3%대 급등해 그간 낙폭을 만회하고 있다. 다만 지난달 삼성전자를 매수했던 외국인이 이달 들어 '팔자'에 나서고 있어 경계하는 분위기는 여전하다. 외국인은 이달 들어 삼성전자를 8700억원 순매도 중이다. 

김선우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여전히 견조한 어닝 사이클이 이어지고 있으나 메모리 산업 자체는 중·단기적으로 하강 국면에 진입할 것"이라며 "삼성 금융계열사의 전자 지분 출회 가능성 등 불확실성을 해소해야 본격적으로 주가가 개선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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