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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잇단 노벨상에 풀죽은 韓과학계…"낙심말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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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과학상 메달(노벨상 홈페이지)
노벨과학상 메달(노벨상 홈페이지)

일본에서 연달아 노벨과학상이 나오자 국내 과학계가 크게 낙심하며 "기초연구의 지속적인 투자만이 해법"이라고 입을 모았다.

일본은 올해도 노벨생리의학상 수상자가 나왔다.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지난 1일 노벨생리의학상 수상자로 일본 교토대 혼조 다스 명예교수를 선정했다. 이로서 일본은 총 23명의 노벨과학상 수상자를 배출한 국가가 됐다.

지금까지 단 1명의 노벨과학상 수상자를 배출한 바 없는 우리나라 과학계는 일본을 부러운 시선으로 바라볼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지금 당장 기초연구에 투자한다고 노벨상이 주어질 것도 아니기 때문에 앞으로 수십년을 내다본 투자를 해야 하는데 현실은 이를 뒷받침하지 못하고 있어서다.

우리나라가 기초과학 분야에 투자를 시작한 시기는 1970년대부터다. 당시 기초연구의 토대가 전혀 없어 대부분의 연구는 선진국을 따라가는 추격형으로 진행됐다. 기초연구는 무시됐다. 그러다 1990년대 과학기술 수준이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르면서 기초연구에 대한 필요성을 절감하면서 투자가 본격 진행됐다. 19세기부터 기초연구에 투자했던 일본과 유럽보다 출발이 크게 늦은 셈이다.

박상욱 서울대학교 지구환경과학부 교수(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전문위원)는 5일 "무엇보다 기초연구를 지원하는 정부 정책이 일관성있게 지속되는 게 중요하다"면서 "지금 당장 노벨과학상 수상을 하지 못했다는 점에 낙심하거나 비판한다면 국내 과학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우리나라에서 노벨과학상을 기대하려면 적어도 10년 이상을 바라봐야 한다는 분석이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 국정과제 중 하나로 기초연구비를 확대했다. 지난해 1조2600억원이던 연구자 주도 자유공모 기초연구 예산은 오는 2022년 2조5000억원으로 2배 늘릴 계획이다. 먼 미래에 노벨과학상을 기대해볼 만한 대목이다.

이덕환 서강대 화학과 교수는 "노벨상 수상을 위해 기초연구에 대한 오랜 전통이 필요하지만 아직 우리나라는 그럴 단계가 아니라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면서 "남들이 기초연구에 전념할 때 우리는 현실적으로 경제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는 점에 자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기초 연구자들이 연구에 전념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이덕환 교수는 "기초연구가 잘 진행될 수 있는 우리나라 문화에 맞는 제도와 지원 정책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물리학자 출신인 신용현 바른미래당 국회의원은 보도자료를 통해 "한국인 노벨과학상 수상자를 배출하기 위해서는 도전적이고 창의적인 연구를 장기적으로 할 수 있게 제도를 만드는 등 과학기술 R&D 운영방식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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