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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조선 5개월간 세계 수주 1위…"본격 회복세는 아직"

7년 만에 중국 따돌리고 연간 수주량 1위 탈환할 듯
수주량은 늘어나고 있지만 조선사 실적 개선 더뎌

[편집자주]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전경. © News1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전경. © News1

한국 조선소들의 월별 수주량이 5개월째 세계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일감이 쌓이고 배값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지만, 조선업황의 본격적인 회복세로 보기엔 이르다는 분석이 여전하다.  

10일 영국의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2018년 9월 한달간 전 세계 선발 발주량 252만CGT(75척) 중 한국의 조선소들이 163만CGT(28척, 65%)를 수주하며 5개월 연속 월별 수주량 1위를 달성했다. 2위인 중국은 35만CGT(17척, 14%)에 그쳤다. 

CGT는 '표준화물선 환산톤수'를 나타내는 단위로 선반건조에 드는 공수 선가와 부가가치 등을 선박의 무게에 반영한 기준이다.

올해 누계 실적에서도 한국의 조선소들은 950만CGT(212척)를 기록해 중국 651만CGT(307척), 일본 243만CGT(111척) 등을 따돌리며 1위 자리를 공고히 했다. 이 추세가 계속된다면 한국 조선소들은 2011년 이후 7년 만에 연간 수주량에서 중국을 앞서게 된다. 

쌓아놓은 일감인 수주잔량도 중국과 일본은 각각 50만CGT, 6만CGT씩 감소했지만 한국은 133만CGT 증가한 2037만CGT를 나타냈다. 2017년 1월 2073만CGT를 기록한 이후 1년 9개월 만에 2000만CGT를 넘어선 것이다. 

한 조선업계 관계자는 "중국에서 건조하기 어려운, 경쟁력이 없는 고부가 가치 선박들의 발주량이 늘고 있는 것이 원인"이라고 밝혔다. 과거 중국 조선소들의 저가 수주 정책으로 일감을 확보했지만 이제 기술력의 한계를 드러냈다는 평가다.

하지만 조선업계가 본격적인 회복세로 들어섰다고 보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당장 '빅3'인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의 올해 수주 목표를 채우기도 버거워 보인다.

현대중공업은 올해 목표치인 148억달러의 약 73.6%인 109억달러를 수주했다. 최근 4년 만에 해양플랜트 부문에서 5억달러 가량의 수주 성과를 올렸지만 목표치(16억달러)에 한참 못 미친다. 대우조선과 삼성중공업도 현재 각각 목표치의 63%, 57%의 수주량을 기록하고 있다. 목표 달성이 가능할지 여전히 미지수다. 

주요 원재료인 후판 가격 상승으로 조선사 영업이익도 감소했다.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4분기부터 올해 2분기까지 3분기 연속 영업 손실을 기록했다. 남아있는 3, 4분기 실적 발표에서도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이 흑자를 기록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실적 자체는 썩 좋은 편이 아니"라며 "다만 불황 이후 수주량이 너무 떨어져 이제야 '바닥을 치고 올라오고 있다'라는 평가가 나오는 것 같다"고 밝혔다.

한편, 선가는 완만한 상승세를 보여 그나마 긍정적이다. 새로 건조하는 선박의 가격을 나타내는 클락슨 신조선가지수(Newbuilding Price Index)는 130포인트를 기록하며 지난달 129포인트에서 1포인트 상승했다.

선종별로 보면 유조선(VLCC)은 지난달보다 150만 달러 상승한 9150만 달러를 기록했다 다만 컨테이너선(1만3000~1만4000TEU)과 LNG(액화천연가스)선 가격은 지난달과 변동 없이 1억1400만달러와 1억8200만달러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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