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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4조치 해제 검토' 발언 후폭풍…한국·바른미래 협공

김성태 "섣부른 판단 우려" 하태경 "美 항의해야"

[편집자주]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지난 1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외교부, 한국국제협력단, 한국국제교류재단, 재외동포재단, 한·아프리카재단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18.10.10/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지난 1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외교부, 한국국제협력단, 한국국제교류재단, 재외동포재단, 한·아프리카재단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18.10.10/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한국은 미국의 승인(approval) 없이는 어떤 것도 하지 않을 것"이라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경고성 메시지를 부른 강경화 외교부 장관의 '5·24 조치 해제 검토 발언'이 12일 야당의 집중 공세에 후폭풍을 겪고 있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 대책회의에 참석해 "이 정권이 대북문제를 얼마나 가볍게 바라보고 있는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며 "대북문제는 아니면 말고 식으로 접근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김 원내대표는 "검토든, 재검토든 말부터 꺼냈다가 주워담는 데 급급할 게 아니라 말 꺼내기 전에 신중하게 생각하고 고려해서 말을 꺼내야 한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트럼프의 '승인'이라는 표현은 외교적 결례다. 그러나 대북제재에 관한 국제사회의 공감대 없이 일방적으로 북한을 제재 해제하려는 정부가 자초한 측면도 더 크다"며 "문재인 대통령의 5·24조치 해제에 대한 섣부른 판단을 국민은 우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원유철 한국당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강 장관의 5·24 조치 관련 발언, 트럼프 대통령의 제재해제 승인 발언 모두 매우 부적절하다"며 "트럼프 대통령에겐 '말 한마디로 천냥빚을 갚는다'는 우리 속담을, 강 장관에겐 '한번 뱉은 말은 주어담을 수 없다'는 격언을 말해주고 싶다"고 적었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 우리 정부를 향해 "우리 마음대로 안 되는 것이 한반도 문제다. 여유를 갖고 천천히 가시기를 바란다"고 충고했다.

같은 당 하태경 최고위원은 "트럼프 대통령은 식민지 종주국의 대통령이 되는 것처럼 승인이라는 말을 3번이나 의도적 발언했는데, 청와대는 감싸기에 급급하다"며 "더 큰 갈등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지금이라도 미국의 주권침해 행위에 정부가 강력 항의해야 한다"고 봤다.

바른미래당 소속 외통위원인 박주선 의원은 이날 오전 cpbc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김혜영입니다'에 출연해 "덜커덕 문제를 제기한 외교부 장관이 참 안쓰럽기도 하지만 안타깝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성격이나 그동안의 말씀을 함부로 한 것을 보면 그런 자초지화는 우리한테 책임이 먼저 있다"고 판단했다. 이어 "정부가 대북정책을 들쭉날쭉 갈팡질팡으로 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마찬가지로 외통위원인 정병국 바른미래당 의원은 이날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과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지금 남북 간 대화, 문 대통령의 평양 방북 등 모든 것들이 다 5·24 조치 위반"이라면서 "5·24 조치를 해제하는 시점은 UN 제재를 푸는 시점에서 다시 생각을 해야 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정치권에서는 국정감사 기간을 맞아 문재인 정부를 견제할 수 있는 '한방'을 못찾고 있는 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등 야당이 강 장관의 발언 등을 바탕으로 문재인 정부를 집중 비판해 반전 기회를 마련해보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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