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펠로시, 美 '권력서열 3위' 하원의장 출마 잰걸음

"내가 적임자"…의원·당선인들에 지지 호소
민주당 내에서도 손꼽히는 '대북 강경파' 평가

[편집자주]

낸시 펠로시 민주당 원내대표. © AFP=뉴스1
낸시 펠로시 민주당 원내대표. © AFP=뉴스1

미국 민주당이 6일(현지시간) 치러진 중간선거에서 8년 만에 하원 다수당 지위를 탈환함에 따라 낸시 펠로시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78)가 새 하원의장 출마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정치전문매체 더힐과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펠로시 대표는 7일 당 소속 하원의원과 당선인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앞으로 2년간 미국민들을 위해 강하고 독립적인 목소리를 내는 의회를 복구하고 전체 당원의 능력과 독창성을 최대화하겠다는 비전을 갖고 있다"며 차기 하원의장으로 자신을 지지해 달라고 호소했다.

펠로시 대표는 전날 기자회견에서도 "내가 통합과 협상을 위해 나아갈 수 있는 가장 뛰어난 인물이라고 생각한다(I think I'm the best person)"며 하원의장 도전 의사를 밝혔다.

하원의장은 대통령·부통령에 이은 미국 내 권력서열 3위 자리다. 새 하원의장은 앞으로 10주 간의 선거운동 기간을 거친 뒤 내년 1월 선출된다.

펠로시 대표는 이탈리아계 이민자 출신으로 지난 2002년 민주당 원내대표에 당선돼 여성으로선 처음으로 미 주요 정당의 대표가 된 인물이다.

펠로시는 1987년 캘리포니아주 하원의원으로 정계에 입문하기 전까진 5남매를 키운 전업주부였으며, 2007~11년엔 미 의회 역사상 첫 여성 하원의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펠로시 대표는 워싱턴 정가에서 북한을 방문한 경험이 있는 몇 안 되는 의원 중 1명이기도 하다.

그는 김정일 정권 당시 정보위원 자격으로 평양을 방문한 뒤 인해 북한 주민들이 독재 속에 굶주림과 억압에 시달리고 있다며 그들의 인권문제를 지속적으로 제기해 왔다.

때문에 민주당 내에서도 대북 강경파로 손꼽히는 그가 하원의장이 될 경우 북한 비핵화 문제 등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협상 전략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펠로시 대표는 트럼프 대통령이 올 6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북미정상회담 뒤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 대한 칭찬을 늘어놓자 "당황스럽다(embarrassing)"는 반응을 보였었다.

다만 민주당 내 일각에선 펠로시 대표가 고령인 점 등을 들어 하원을 이끌 '새로운 리더십'에 맞지 않는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어 그의 차기 하원의장직 도전에 변수가 될 전망이다.

그러나 워싱턴포스트(WP)는 펠로시 대표를 이번 중간선거의 승자로 꼽으면서 "좋은 일은 기다리는 사람에게 온다"면서 "민주당 내엔 세대교체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있지만 펠로시를 막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간선거 직전까지 민주당을 '적'으로 몰아세웠던 트럼프 대통령도 선거가 끝난 뒤엔 트위터에 "펠로시 대표가 하원의장에 선출될 자격이 있는 인물"이라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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