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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울하다"…금팔찌 절도 의심 받던 간호조무사 극단적 선택

[편집자주]

©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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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김해의 한 병원에서 환자의 금팔찌가 사라지자 유력한 범인으로 조사받던 40대 간호조무사가 억울함을 호소하며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김해중부경찰서는 절도 혐의로 불구속 입건돼 조사를 받던 A씨(49·여)가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 ‘공소권 없음’으로 사건을 종결할 방침이라고 9일 밝혔다.

지난 8월 16일 김해 한 병원 초음파실에서 한 환자가 엑스레이 촬영을 위해 옷을 갈아입으면서 100만 원 상당의 금팔찌(5돈)를 바지 주머니에 넣어두었다가 잃어버렸다.

환자는 즉시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당시 초음파실에 있던 환자와 A씨, 의사 등 3명 가운데 간호조무사 A씨를 가장 유력한 용의자로 의심했다.

이 환자가 오른쪽 주머니에 금팔찌를 넣어뒀는데 간호조무사가 환자 오른쪽에 있었던 점 등 3명의 위치와 동선을 고려한 판단이었다.

본인 동의를 받아 조사한 거짓말탐지기에서도 A씨가 거짓말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A씨는 자신이 범인이 아니라며 절도 혐의에 대해 완강히 부인했다.

약 2달이 지난 뒤 A씨는 초음파실에 있던 상자 밑에서 잃어버렸던 금팔찌를 찾았다며 병원 관계자에게 전달했다.

경찰은 금팔찌를 잃어버린 곳에서 3~4m 가량 떨어진 상자 밑에서 금팔찌가 발견되는 것을 수상하다고 여겨 A씨를 재차 추궁했다.

현장 확인을 위해 병원을 찾은 경찰은 A씨에게 “금팔찌가 스스로 움직일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상자까지 굴러갔을 일도 만무하다”면서 “환자가 상자 쪽으로 이동하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이후 병원을 그만둔 A씨는 지난달 30일 김해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A씨의 휴대전화에는 ‘억울하다 수만 번 결백을 외쳐도 경찰은 판사나 검사 앞에 가서 이야기하라 한다, 내 세상이 무너져 버렸다’는 내용의 글이 저장돼 있었다.

경찰은 조사과정에서 담당 경찰관이 인권을 침해했는지 여부를 파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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