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맬버른, 이 도시의 매력은 얼마나 많게요

멜버른 여행 ① 매력 찾기…과거로 가는 트램
그라피티, 커피, 공원 등 도시의 매력포인트 즐비

[편집자주]

멜버른을 상징하는 플린더스 역과 2세대 트램(노면전차)© News1 윤슬빈 기자
멜버른을 상징하는 플린더스 역과 2세대 트램(노면전차)© News1 윤슬빈 기자
 
'기분 좋은 조잡함을 가진 자유의 도시'

호주 멜버른을 다녀온 후 떠오른 도시의 이미지다. 100여 년의 풍경과 지금 현재의 모습이 한곳에 치우치지 않고 활발하게 공존하고 있다.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중세 유럽풍으로 지어진 성당과 옛 기차역 앞으론 옛 트램이 지나간다. 그 뒤로는 금융 중심지 아니랄까 봐 서로 높이 경쟁하듯 하늘을 찌를 듯한 고층빌딩이 삐죽삐죽 들어서 있다.

또 도시 속으로 들어가 보자. 골목 안엔 눈이 저절로 돌아갈 만한 화려한 그라피티로 뒤덮여 있다.

자칫 조잡할 것만 같은 이 도시 안엔 사람 사는 냄새도 난다. '커피의 도시', '정원의 도시'라는 별명에 걸맞게 시민들의 발길 닿는 곳곳엔 휴식을 위한 공간들이 많다.
   
1세대 트램© News1 
1세대 트램© News1 

◇1세대 트램 발견하는 순간, 200년 전으로 슝~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멜버른의 시계는 '트램'(노면전차)이 책임진다.

해외여행을 조금이라도 다녀봤다면 도로를 활발히 누비는 트램을 보는 일은 더 이상 신기하지 않다. 그러나 멜버른의 트램은 조금 더 특별하다.
 
1800년대 후반부터 운행해 온 1세대 트램부터 자기부상열차를 닮아 있는 3세대와 그 사이에 탄생한 2세대가 함께 도심을 달린다.

2세대 트램© News1  
2세대 트램© News1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3세대 트램© News1  

멜버른 시내와 근교에 약 190개의 정류장이 있는 트램은 이곳의 필수 교통 수단이다. 특히 도시 내(프리 트램존)에서 이동할 경우 무료다. 그래서 여행객에겐 매우 고마운 존재다.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트램이 도시 외곽부터 곳곳을 도는 2,3세대다. 1세대는 도시 일부 구간만 짧게 운행하고 있다. 

1세대 트램을 보고 싶다면 '플린더즈 스트리트역'으로 가면 된다. 1911년에 만들어진 이 역은 멜버른 교통의 중심지로, 지상으로 다니는 전철과 지하철 메트로폴리탄 노선이 만나는 곳이다. 

무엇보다 황토와 금의 중간에 있는 색으로 칠해진 외관은 멜버른의 상징이기도 하다. 웅장한 돔과, 런던의 빅벤을 연상하는 시계탑이 시선을 끈다.

이 역 앞 사거리엔 10분 간격으로 1세대 트램이 지나간다. 그때 역과 트램을 같이 찍으면 1900년대로 시간을 초월한다.
 
화려한 그라피티로 뒤덮인 호시어 레인© News1  
화려한 그라피티로 뒤덮인 호시어 레인© News1  

◇'미안하다 사랑한다' 촬영지가 여기였지?

종영된 지 15년 가까이 지났지만, 여전히 멜버른을 드라마 '미안하다 사랑한다'의 배경지로 기억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드라마의 이야기만큼 강렬한 인상을 준 거리가 있어서다. 소지섭, 임수정 두 주인공이 현지 건달들에게 쫓겨 화려한 그라피티로 칠해진 뒷골목에 몸을 숨겼는데 그곳이 바로 '호시어 레인'(Hosier Lane)이다.

'레인'(Lane)은 뒷골목이란 뜻으로 주로 상점 뒤에 쓰레기를 내놓는 곳으로 이용된다. 멜버른 주에선 이곳을 그저 더러운 쓰레기 더미가 널려 있는 골목으로 사용하기 보다, 화려하게 칠해지는 편이 낫다고 판단해 여러 곳에 그라피티가 칠해지는 것을 허가해줬다.
 
실제로 사용되는 쓰레기 통에도 그라피티가 그려있다. 이 쓰레기통 위에 앉아 인증 사진을 찍는 여행객도 쉽게 볼 수 있다.© News1  
실제로 사용되는 쓰레기 통에도 그라피티가 그려있다. 이 쓰레기통 위에 앉아 인증 사진을 찍는 여행객도 쉽게 볼 수 있다.© News1  
새로운 그라피티 작업을 하는 거리 예술가들© News1  
새로운 그라피티 작업을 하는 거리 예술가들© News1  

호시어 레인은 멜버른의 여러 뒷골목 가운데서도 가장 큰 규모의 그라피티를 볼 수 있다.

건물이 낮고 높은 건 상관없다. 어디든 그림이 그려져 있는 데, 하나도 같은 것이 없다. 낮이든 밤이든 사진을 찍어도 그림이 된다. 어스름이 내려앉고 조명이 커지는 저녁 무렵이 둘러보기는 더 좋다.

이곳의 그라피티는 1년에 한두 번 조금씩 변화하거나 새로운 그림으로 옷을 갈아입는다.

디그레이브스 스트리트 & 센터 플레이스© News1 
디그레이브스 스트리트 & 센터 플레이스© News1 

◇멜버른의 별명은 '커피의 도시'

멜버른에서 꼭 먹어봐야 하는 것 중 하나가 '커피'임에는 틀림 없다.

이 도시에서 체인점 커피를 찾기가 쉽지 않다. 저마다 고유의 맛을 내는 커피를 선보이는 현지 카페들이 성행하고 있어, 천편일률적이라고 느껴지는 체인점카페가 인기가 없다. 이런 점에서도 자유로움을 느낄 수 있다.
   
커피의 도시를 제대로 만끽할 수 있는 곳이 디그레이브스 스트리트 & 센터 플레이스(Degraves Street & Centre Place)다. 

플린더스 스트리트에서 시작해 플린더스 레인을 거쳐 다시 콜린스 스트리트까지 이어지는 약 200m의 거리는 멜버른 골목 문화를 집약시켜 보여준다.

골목 안에 줄지어 있는 노천카페와 레스토랑© News1 
골목 안에 줄지어 있는 노천카페와 레스토랑© News1 
 
마치 종로에 있는 광장시장에서 빈대떡집들이 줄지어 있듯, 궁둥이 붙이고 앉을만한 공간이 있으면 의자와 테이블을 내놓은 노천카페 및 레스토랑이 즐비하다.

옆에 사람들과 어깨를 맞닿을 정도로 가깝고 앞에 사람과의 대화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아도 누구하나 인상 찌푸리지 않고 커피를 즐긴다. 
  
참고로 호주에선 우리가 흔히 마시는 '아메리카노'를 '롱블랙'이라고 부른다. 롱블랙을 주문할 때 우유를 넣을 건지 물어보는 경우가 많다.

또 호주 사람들이 산미가 강한 커피를 선호하기 때문에 다소 신맛이 강하게 느껴질 수 있다.  

야라강과 그 뒤로 보이는 중심상업지역에 속해 있는 고층 건물들© News1  
야라강과 그 뒤로 보이는 중심상업지역에 속해 있는 고층 건물들© News1  

◇초고층 빌딩 속 제대로 된 쉼 공간

멜버른은 '커피의 도시' 말고도 '정원의 도시'라는 별명이 있다.

그만큼 초고층 빌딩이 빈틈없이 들어선 멜버른 중심상업지역(CBD·Central Business District)에도 시민들을 위한 쉼 공간들이 제대로 조성돼 있다.

서울엔 한강이, 파리엔 센강이, 런던엔 템스강이 있다면 멜버른엔 '야라'강이 있다. 멜버른을 관통해 남태평양으로 흐르는 강으로 시민들의 최고의 휴식처가 되어 준다. 
 
이곳에선 벤치에 앉아서 점심을 먹거나 배 위에서 술을 한 잔 마시는 이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산책로도 잘 형성돼 있고 거리공연도 자주 열린다. 자유로운 분위기 그 자체다.
 
야라강 주변에서 휴식하고 있는 시민들의 모습© News1  
야라강 주변에서 휴식하고 있는 시민들의 모습© News1  
멜버른 시민들이 쉽게 산책하러 찾는 '피츠로이 가든'© News1
멜버른 시민들이 쉽게 산책하러 찾는 '피츠로이 가든'© News1

고층 빌딩에 둘러싸인 '피츠로이 가든'도 누구나 가볍게 들러 쉬어가기 좋은 공원이다. 부담스럽지 않게 산책하기 좋은 크기에 '정원'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다채로운 색을 지닌 꽃들을 조성했다. 

이 공원이 호주 사람들이 특히 좋아하는 이유는 영국을 향한 애정이 묻어나기 때문이다. 고층 빌딩에서 이 공원을 바라보면 영국의 국기인 '유니언 잭'의 모양을 하고 있다.

공원 가운데엔 호주 대륙을 처음 발견한 영국인 탐험가 '캡틴 쿡'의 오두막이 자리해 있다. 멜버른 100주년 기념사업으로 영국 요크셔 지방에서 쿡 선장의 부모님이 살던 집을 옮겨오게 된 것.

세인트패트릭 성당© News1  
세인트패트릭 성당© News1  
세인트 패트릭 성당에서 기도하는 시민의 모습© News1
세인트 패트릭 성당에서 기도하는 시민의 모습© News1

시민들의 마음의 휴식처가 되어주는 곳은 또 하나, 피츠로이 가든 옆에 있는 세인트 패트릭 성당이다.

1858년 착공해 1940년에 완공했다. 무려 80년에 걸친 것. 벽이 청회색 사암으로 장식돼 있는데, 조명이 설치돼 있어 시내 야경 명소로도 알려져 있다.

특히 성당 내부의 스테인드글라스가 아름답기로 유명하며, 저녁 무렵 석양빛을 받아 황금 주황빛으로 물들 때 감성이 더욱 더 짙어진다.

퀸 빅토리아 마켓에서 판매하는 호주산 와인들© News1  
퀸 빅토리아 마켓에서 판매하는 호주산 와인들© News1  

◇2만원이면 질 좋은 와인과 마누카 꿀을 '득템'

호주에서 꼭 사야할 기념품을 꼽자면 '와인'과 '마누카 꿀'이 있다.

호주는 전세계 와인생산량의 4%를 생산하고 있으며, 이탈리아, 프랑스, 스페인의 뒤를 이어 네 번째로 큰 와인수출국이다.

호주에서 와인을 구매해야 하는 이유는 한국에서 구매할 때보다 최대 50%나 저렴한 데다가 수출하지 않는 브랜드와 종류의 와인을 맛볼 수 있어서다.

호주에선 '액체의 금'이라 불리는 마누카꿀을 저렴하게 구할 수 있다.

꿀이 각종 항균능력을 지닌 것은 유명하지만, 마누카는 그 효과가 몇 배다. 마누카는 호주 남부지역과 뉴질랜드 전역에서 자라는 차나무로 알려진 '렙토스페르뭄 스코파리움'(Leptospermum scoparium)이라는 식물로부터 생산되는 단일 향의 꿀이다.  

여러 종류의 꿀을 판매하는 상점© News1 
여러 종류의 꿀을 판매하는 상점© News1 

다양한 종류의 와인과 꿀을 구매하고 싶다면 '퀸 빅토리아 마켓'을 가보자. 

멜버른에서 가장 오래된 시장으로 1859년에 문을 열었다. 입구에서부터 재래 시장 특유의 활기참이 느껴진다. 옷가지와 기념품부터 고기류, 수산물 등의 식자재를 만날 수 있다. 

캥거루나 코알라 관련 기념품은 이곳에서 저렴하게 구할 수 있지만, 의료나 잡화 등은 우리나라에 있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

재미난 곳은 식자재를 구할 수 있는 실내 상점이다. 치즈, 빵, 케이크, 반찬, 꿀, 와인 등을 취급하는 가게들이 들어서 있다. 일반 할인 마트보다 종류도 가격도 저렴한 편.
 
△직항 없는 멜버른 어떻게 가야 할까

멜버른은 아직 직항편이 없다. 말레이시아, 중국 등을 경유해서 가는 방법이 있다. 경유편이 많은 탓에 공항이 많이 번접스러운 편이다.

아시아 최대 저비용항공사인 에어아시아의 경우 오는 4월부터 멜버른의 국내선 공항으로 알려진 아발론 공항으로 향하는 노선을 띄운다. 아발론 공항은 멜버른 시내까지 45분, 그레이트 오션 로드까지 35분 거리로 당분간 에어아시아의 단독 터미널식으로 이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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