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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00가구' 올림픽선수촌 재건축 재점화…목동 재건축도 주목

안전진단 모금 재개…재건축 분위기 '붐업'
"우리도 올림픽선수촌처럼"…목동 재건축, 결과 주목

[편집자주]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선수촌아파트 모습.(뉴스1 자료사진)© News1 신웅수 기자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선수촌아파트 모습.(뉴스1 자료사진)© News1 신웅수 기자

서울 재건축 '블루칩'으로 꼽히는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선수촌 아파트가 정밀안전진단 추진을 준비 중이다. 정밀안전진단 추진을 위한 모금을 진행하고 최근 '스타 조합장' 출신을 초빙해 특별 강연을 개최하는 등 분위기를 끌어 올리는 모양새다.

7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올림픽재건축모임(올재모)'은 정밀안전진단 추진을 위해 모금을 진행 중이다. 올재모는 이 아파트 소유주로 구성된 조직으로 올림픽선수촌 아파트의 재건축 추진을 위해 결성된 단체다. 현재 1200여명이 참여하고 있다.

올림픽선수촌 아파트는 122개동 5540가구 규모의 초대형 단지다. 1988년 서울올림픽 참가 선수를 위한 숙소로 사용하기 위해 그해 6월 준공됐다. 올해 재건축 연한(준공 후 30년)을 충족하면서 서울의 대표적인 재건축 단지로 꼽히는 등 시장의 관심을 받았던 곳이다. 하지만 지난 2월 정부가 재건축 안전진단 기준을 대폭 강화하면서 올림픽선수촌 아파트 재건축 사업은 사실상 멈춰섰다. 정밀안전진단은 재건축 사업을 위한 정비구역 지정을 받기 전에 반드시 거쳐야 하는 절차다. 

올림픽선수촌 아파트가 정밀안전진단 추진을 위해 모금에 나선 것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 9월에도 모금을 진행했으나 한 달간 약 6500만원을 모으는 데 그쳤다. 정부가 9·13 부동산대책 등 강력한 규제책을 내놓으면서 재건축 열기는 달아오르지 못했다.

© News1

이번은 분위기가 조금 다르다는 게 일대 공인중개업소의 전언이다. 이전보다 소유주들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고 모금액도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단지 인근 A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시장 분위기와 별개로 재건축을 빠르게 추진하자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며 "정부 규제와 관계없이 (재건축) 사업을 계속 밀어붙이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 같은 분위기는 지난달 24일 한형기 조합장의 특별 강연 이후 더 달아올랐다. 삼성물산과 대우건설 등에서 근무했던 한 조합장은 지난 2011년 17년간 표류했던 신반포1차 재건축 조합장을 맡으며 사업 추진을 앞당긴 주인공이다. 2015년부터는 신반포3차와 경남 등 인근 5개 단지 통합재건축을 성사시키며 '스타 조합장'으로 이름을 날렸다.

한 조합장은 이날 강연에서 참석자들에게 재건축 사업은 무조건 시간을 단축해야 한다며 정부 정책과 상관없이 쉬지 말고 재건축 사업을 추진시키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 정책이 문제가 아니라 (재건축 사업은) 조합 내부가 문제"라면서 조합원의 결속력을 강조했다.

실제 한 조합장의 강연 이후 모금액도 빠르게 늘었다. 지난 9월 한 달간 약 6500만원을 모금하는 데 그쳤지만 한 조합장의 강연 이후 일주일 동안 5000만원 이상을 모았다. 올재모는 정밀안전진단 추진을 위한 목표액 7억5000만원 가운데 현재 1억5000만원을 모금했다.

올림픽선수촌 내부적으로는 정밀안전진단 통과에 희망을 걸고 있다. 올림픽선수촌 아파트가 구조적 안전성에 취약한 PC(프리캐스트)공법으로 지어져 정밀안전진단 기준을 통과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다. 서울시 건축물대장에 따르면 이 아파트는 RC(철근 콘크리트)공법으로 시공됐다고 표기돼 있으나 일부 저층이 PC공법으로 지어졌다는 게 소유주들의 주장이다. 한 소유주는 "PC공법으로 시공돼 지진에 대한 내진 성능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며 "(정밀안전진단을 받아도) 최소 조건부 재건축에 해당하는 D등급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올림픽선수촌 아파트의 이 같은 움직임에 양천구 목동신시가지 아파트 등 다른 지역 재건축 단지도 그 결과에 주목하고 있다. 목동신시가지 아파트 역시 정부의 정밀안전진단 강화로 재건축 사업이 중단됐기 때문이다. 일부 소유주들은 올림픽선수촌과 같이 한형기 조합장을 초빙해 특별강연이라도 듣자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올림픽선수촌의 경우 PC공법을 앞세워 (정밀안전진단) 통과를 기대하고 있는데 현 상황에서 쉽지 않은 게 사실"이라며 "직접적인 결과물을 얻기보다는 침체된 분위기를 끌어올려 (재건축) 사업 추진 동력을 얻고자 하는 게 주목적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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