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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종끼리 뭉친' OTT동맹군, 유튜브·넷플릭스 맞서려면…

지상파 입김 벗어나 미디어 시장 변화 대응해야
엔터테인먼트 기획사·종편 등 협력범위 확대해야

[편집자주]

3일 서울 양천구 한국방송회관에서 최승호 MBC 사장(왼쪽부터), 양승동 KBS 사장,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박정훈 SBS 사장이 통합 온라인동영상스트리밍서비스(OTT) 서비스 협력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있다. (SK텔레콤 제공) 2019.1.3/뉴스1
3일 서울 양천구 한국방송회관에서 최승호 MBC 사장(왼쪽부터), 양승동 KBS 사장,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박정훈 SBS 사장이 통합 온라인동영상스트리밍서비스(OTT) 서비스 협력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있다. (SK텔레콤 제공) 2019.1.3/뉴스1

넷플릭스와 유튜브 등 해외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기업들의 파상공세에 맞서 토종 콘텐츠기업들이 하나로 뭉치기로 했다. SK텔레콤과 지상파 방송3사가 설립하기로 합의한 'OTT 통합법인'이 외산 OTT의 대항마로 성공하려면 진영을 뛰어넘는 의사결정과 동맹확대가 필수라는 지적이다.

무엇보다 시장변화에 발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독립적인 의사결정 구조를 갖춰야 하고, 국내 연예기획사 등으로 협력의 폭을 확대하는 한편 대규모 투자를 통해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을 확대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한국문화예술경영학회장을 맡고 있는 류승안 중앙대 교수는 "지상파3사와 통신사라는 '이종 결합'의 합작사 설립은 사실상 처음"이라면서 "이를 성공시키려면 독립된 의사결정 구조가 보장돼야 하고, 급변하는 미디어 시장에 기민하게 대응할 수 있는 유연성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설되는 OTT통합법인은 지상파3사가 지분 70%를 갖고 SK텔레콤이 30%를 보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OTT 통합법인이 해외 제작사와 제휴하거나 공동으로 투자해야 하는 상황에 맞닥뜨리면 신속하게 의사결정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이 과정에서 주주사인 지상파3사의 동의를 모두 얻어야 하는 구조가 된다면 성공을 보장하기 힘들지 않겠느냐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류 교수는 "유튜브 모바일 점유율이 86%까지 치솟은 상황에서 절박한 심정으로 OTT 통합법인을 설립한 것인만큼 지상파3사는 신설법인의 독립경영을 보장하고 이해상충이 있더라도 통큰 양보를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준환 콘텐츠연합플랫폼(푹:POOQ) 대표는 "지난 2012년 지상파3사가 공동출자한 콘텐츠연합플랫폼 법인이 출범했을 때만 해도 지상파들이 좌고우면하는 일이 있었다"면서 "그러나 지금은 디지털 유통과 플랫폼의 중요성을 절실히 깨닫고 명확하게 방향을 잡았기 때문에 OTT 통합법인에서도 독립적인 의사결정이 가능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류승안 교수는 "우리나라는 세계 최고 수준의 네트워크와 IT 경쟁력을 갖고 있고, K팝과 K콘텐츠 등 강력한 콘텐츠 제작 역량도 확보하고 있는 만큼 이를 유기적으로 결합한다면 넷플릭스에 대항할 플랫폼을 만들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기 위해서는 통합법인은 협력의 폭을 넓혀야 한다는 지적이다. 즉, OTT 동맹군이 넷플릭스나 유튜브에 대항할 힘을 키우려면 해외 미디어 시장에서도 경쟁할 수 있는 콘텐츠를 제작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엔터테인먼트 기획사나 독립 제작사들과도 손잡고 동맹의 규모를 키울 필요가 있다고 했다. 

권오상 미디어미래연구소 방송통신정책센터장은 "넷플릭스는 아직 국내 진입한 초기이고 유튜브는 아직 모바일에 국한돼 있기 때문에 OTT 동맹군이 해외 경쟁력을 충분히 키울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같은 지적에 김준환 콘텐츠연합플랫폼 대표는 "유명 엔터테인먼트 기획사나 종합편성채널, 독립 제작사와 협력해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하는 등 대규모 투자를 진행할 예정"이라면서 "뿐만 아니라 해외 유명 스튜디오나 제작사와의 공동제작도 추진하는 등 앞으로 수년간 콘텐츠 수급과 제작에 투자를 아끼지 않을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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