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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소주성' 고수…3년차에 성과 못내면 곧 '위기'

고용·분배지표 악화에도…文 "반드시 가야할 길"
올해 성과에 따라 포용성장 동력 좌우될 듯…"의지만 가지고 될 일 아냐"

[편집자주]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19 신년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2019.1.10/뉴스1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19 신년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2019.1.10/뉴스1

지난해 고용, 소득분배 등 경제 지표가 악화하면서 정부의 경제 정책이 사실상 실패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지만 문재인 대통령은 소득주도성장·공정경제·혁신성장을 3축으로 하는 포용성장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올해 정부가 어떤 경제적 성과를 내느냐에 따라 집권 후반기 국정운영의 성패가 결정날 것으로 보인다. 정부로서는 집권 3년차 경제 전망이 녹록지 않다는 점이 부담이다. 

문 대통령은 10일 신년사를 통해 "경제정책의 변화는 분명 두려운 일이다. 시간이 걸리고 논란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반드시 가야할 길"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까지 고용지표가 양적인 면에서 기대에 미치지 못했고 자영업자들이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며 "전통 주력 제조업의 부진도 계속되고 있고 분배의 개선도 체감되고 있지 않다. 미래에 대한 두려움이 커지고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한 신뢰도도 낮아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우리가 지금 겪고 있는 어려움이야말로 '사람중심 경제'의 필요성을 더욱 강하게 말해주고 있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국제통화기금(IMF) 같은 국제기구와 주요 국가들도 '포용적 성장'을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해법으로 제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신년사 전면에 혁신성장을 내세우긴 했지만 문 대통령은 소득주도성장의 끈을 놓지 않았다. 다만 소득주도성장의 의지 표명을 '포용성장'이라는 단어로 대신했다.

오히려 어려운 경제 여건 속에서 '포용성장'이 중요하다는 것을 역설한 만큼 올해도 정부의 정책 기조에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점을 예고한 셈이다.

© News1 김일환 디자이너
© News1 김일환 디자이너

하지만 포용성장에 대한 정부 의지도 올해 기로에 설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최저임금 인상과 주 52시간 근무제 등 정책이 애초 취지와 달리 속도도절에 실패하면서 경제 지표를 악화시켰기 때문이다.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정책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소득 상위계층과 하위계층의 격차는 더 벌어졌다. 통계청의 '2018년 3분기 가계동향조사(소득부문) 결과'를 보면 소득 상위 20%의 월평균 처분가능소득을 하위 20%의 소득으로 나눈 값인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5분위 배율은 5.52배로 2003년 이후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고용 지표도 후퇴했다. 지난해 연간 취업자 수 증가폭은 2017년(31만6000명)의 3분의 1 수준인 9만7000명에 불과했다. 여기에 실업자 수는 107만명을 넘어서며 17년 만에 최고치인 것으로 집계됐다.

결과적으로 '함께 잘사는 경제'를 비전으로 내세운 정부의 소득주도성장이 효과를 내기는커녕 부작용을 불러온 꼴이 됐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포용성장 정책이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소득주도성장에 대한 설득이 우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여론의 지지를 받지 못하면 정책 추진의 동력을 잃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과 교수는 "소득주도성장 기조를 가져가는 것은 좋다. 하지만 이 기조가 나눠주기식 성장이 아니라는 점에 대한 공감대를 만들어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끊임없는 공방만 이어지고 정부도 (정책을 추진할) 동력이 생기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소득주도성장에 대한 오해에 대해 정부가 좀 더 구체적으로 해명할 필요가 있다"며 "정책의 성과는 의지만 가지고 나오는 게 아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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