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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음악으로 하나된 순간…국내 유일의 통일 신년음악회 성료

하나콘서트 2019 '4·27 시대를 노래하자'…北음악 소개
뉴스1·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공동 주최

[편집자주]

국내 유일의 통일신년음악회인 '2019 하나콘서트' 공연 장면 2019.1.18/뉴스1
국내 유일의 통일신년음악회인 '2019 하나콘서트' 공연 장면 2019.1.18/뉴스1

음악만큼 사람을 하나로 묶는 것이 또 있을까. 국내 유일의 통일 신년음악회인 2019 하나콘서트가 '4·27 시대를 노래하자'를 주제로 18일 서울 송파구 잠실 롯데콘서트홀에서 성대하게 치러졌다.

뉴스통신사 뉴스1과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이 공동 주최한 이번 음악회에선 탈북민을 비롯해 초청 관객들이 총 2036석을 가득 채운 채로 국내 초연곡인 모란봉을 비롯해 북측 노래와 희망찬 교향곡들이 연주됐다.

평양음악대학 출신의 박태영 수원대 음대 교수가 KBS교향악단을 지휘한 이번 연주회 1부는 6·15시민합창단과 소프라노 황수미가 무대를 꾸몄고, 2부는 피아니스트 선우예권이 장식했다.

6·15시민합창단(단장 심재환) 21명은 오렌지색, 남색, 적색, 흰색 등 4가지 색 티셔츠를 입고 무대에 등장했다. 이들 중 오렌지색과 남색 셔츠를 입은 남성 단원 2명이 북측의 계관시인 오영재 시인의 시 '다시는 헤여지지 맙시다'(북측 원문 표기)를 번갈아 뜨거운 목소리로 낭송했다.

'다시는 헤여지지 맙시다/ 평양에서 서울까지 1시간도 못되게/ 그렇게도 쉽게 온길을 어찌하여  50년동안이나/ 찾으며 부르며 가슴을 헤매였습니까'

국내 유일의 통일신년음악회인 '2019 하나콘서트' 공연 장면 2019.1.18/뉴스1
국내 유일의 통일신년음악회인 '2019 하나콘서트' 공연 장면 2019.1.18/뉴스1

통일을 염원하는 남북을 상징하는 헌시로 손색이 없는 시 '다시는 헤여지지 맙시다'는 2000년 제1차 이산가족 상봉 때 오 시인이 남측의 동생 등 가족을 만난 뒤에 절절한 마음을 담아낸 작품이다.

'이 수난의 력사, 고통의 력사, 피눈물의 력사를 되풀이 하지 맙시다/ 또 다시 되풀이된다면 혈육들은 가슴이 터져 죽습니다 민족이 죽습니다// 반세기 맺혔던 마음의 응어리도/ 한 순간의 만남으로 다 풀리면 그것이 혈육입니다/ 그것이 민족입니다//'

관객들은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4월27일 판문점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인용한 구절이 나오자 낭송 도중에 박수를 터트리기도 했다.

6·15시민합창단원 21명은 이정아 지휘자의 지휘로 '반갑습니다' '통일이 그리워' '하나 되는 땅' 등 8곡을 연이은 '통일 메들리'를 열창했다.

국내 유일의 통일신년음악회인 '2019 하나콘서트' 공연 장면 2019.1.18/뉴스1
국내 유일의 통일신년음악회인 '2019 하나콘서트' 공연 장면 2019.1.18/뉴스1

KBS교향악단은 쇼스타코비치의 '축전서곡'을 연주하며 이번 음악회의 디바인 소프라노 황수미의 등장을 예고하며 분위기를 돋궜다.

소프라노 황수미는 힘찬 갈채 속에서 어깨선을 드러낸 에메랄드빛 원피스를 입고 등장했다.

황수미는 세계 3대 성악 콩쿠르 중 하나인 퀸 엘리자베스에서 1위를 차지한 성악가답게 감미롭고 애절한 목소리로 오페라 '루살카' 중 '달에게 부치는 노래' 이지수 작곡의 '아라리요' 최영섭 작곡의 '그리운 금강산'을 차례로 열창했다.

KBS교향악단은 아름답지만 애절한 목소리의 여운이 채 가시기도 전에 북측에서 편곡한 '모란봉'과 최성환 작곡의 '아리랑판타지'를 연주했다.

특히, '모란봉'은 김관보가 1957년에 민요 '창부타령'을 편곡해 창작민요로 발표한 이후 김연규 조선국립교향악단장이 관현악곡으로 재편곡한 곡이다. 국내에서 모란봉이 연주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내 유일의 통일신년음악회인 '2019 하나콘서트' 공연 장면 2019.1.18/뉴스1
국내 유일의 통일신년음악회인 '2019 하나콘서트' 공연 장면 2019.1.18/뉴스1

피아니스트 선우예권이 중간휴식 후 2부를 장식했다. 선우예권은 미국 최고 권위의 콩쿠르인 반클라이번에서 우승한 세계적 피아니스트다.

선우예권은 먼저 북유럽의 대표적 민족음악인 그리그의 피아노협주곡 a단조 작품 16을 연주했다.

그는 강한 집중력에서 터질 듯 강렬한 건반 터치를 통해 1악장 알레그로 몰토 모데라토를 연주하더니 2악장 아다지오에선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냈고 마지막 3악장을 교향악단과 긴밀한 교감 속에서 한음한음을 집중력 있게 타건하며 관객을 사로잡았다.

KBS교향악단은 마지막 곡으로 뉴욕필하모닉이 평양 공연에서 연주한 드보르작 교향곡 제9번 e단조 작품번호 95 '신세계로부터' 중 4악장을 연주했다.

4악장은 도입 부분에서 증기기관차의 발차 소리를 본 딴 '빠~밤 빠~밤 빠밤 빠밤 빠바바바~'로 유명한 곡이다. KBS교향악단은 마치 서울과 평양을 잇는 철길이 다시 복원되길 바라는 듯이 웅장하고 장엄한 느낌을 잘 살려냈다.

관객의 큰 박수에 답례하던 지휘자 박태영 수원대 음대 교수가 갑자기 지휘봉을 높이 올리자 경쾌한 라데츠키행진곡이 앙코르 곡으로 흘러나왔다. 일부 관객들은 박수와 함께 발까지 구르며 음악에 몸을 실었다.

선우예권 연주장면 ⓒTaeuk Kang © 뉴스1
선우예권 연주장면 ⓒTaeuk Kang © 뉴스1

2019 하나콘서트는 KBS교향악단과 익사이트웍스가 공동 주관하고 통일부와 KEB하나은행이 공동 후원하는 행사다. 작년에 이어 2회째를 맞는 이번 공연은 남과 북의 음악예술가들의 합동공연을 전제로 기획이 됐으며, 특히 북한 바로알기 캠페인의 차원에서 북측의 음악을 매회 실연하고 있다.

이번 연주회를 기획한 이철주 총감독은 공연 직후 "북측 음악을 통해 민족적 동질성을 찾아가는 노력이 바로 통일로 가는 길"이라며 "앞으로 하나콘서트는 남북 합동공연과 평양 순회공연을 통해 교류의 폭을 넓히고자 한다"고 밝혔다.

KBS교향악단 지휘한 평양음악대학 출신의 박태영 수원대 음대 교수 2019.1.18/뉴스1
KBS교향악단 지휘한 평양음악대학 출신의 박태영 수원대 음대 교수 2019.1.18/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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