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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부산시의 거듭된 '황당 행정'…이번엔 "설 연휴 통행료 징수"

[편집자주]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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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가 또 황당한 행정을 내놓았다.

이번에는 그동안 설, 추석 연휴 동안 무료통행 혜택을 줬던 유료도로에 대해 통행료를 받겠다고 발표했다.

부산시민공원 5000㎡에 소주 이름을 딴 숲을 조성하겠다는 황당한 발표 이후 불과 보름 만이다.

급기야 부산시민단체가 부산시를 비판하고 나섰다.

부산경실련은 부산시의 설 연휴 유료도로 통행료 징수에 대해 1일 "명절 민심에 정면으로 역행하는 처사"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부산시의 이번 통행료 징수 방침은 여러가지로 비판받기에 충분하다.

첫째, 뜬금없고 일관성도 없는 대표적 행정이다.

부산시는 그동안 설, 추석 연휴동안 부산지역 유료도로에 대해 무료통행 혜택을 줘왔다. 당연히 관련 규정에 근거해서다.

오거돈 시장 취임 뒤 처음 맞은 지난해 추석 때도 무료통행 혜택이 주어졌다. 

부산시는 이번 설 연휴 무료통행 폐지에 대해 "통행료 면제 혜택 대상자가 제한적이어서, 보다 많은 시민들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데에 부산시 보조금을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 대목에서 부산시에 묻는다. "그렇다면 추석은 되고, 설날은 왜 안 된다는 것인가?"

모름지기 행정은 일관성이 있어야 시민이 믿고 따른다. 시민 입장에서는 당연히 되는 줄 알고 있다가, 안된다고 하면 "뒤통수 얻어맞았다"는 반응을 보일 수밖에 없다.

둘째, 무료통행 보전료 16억원의 행방이다.

3일간 무료통행을 할 경우 부산시는 유료도로 민간사업자에게 손실 보전료 조로 16억원을 줘야 한다.

부산시가 "시민혈세 16억원을 아끼기 위한 고육지책"이라고 했다면 아쉽지만 이해는 할 수 있다.

그런데 이 16억원을 쌈지공원과 작은도서관 등 시민을 위한 사업에 사용하겠다고 한다.

설 연휴 동안 무료통행 혜택은 부산시민은 물론 타지역 주민들에도 당연히 주어진다. 부산을 찾는 타지역 주민에게 부산시민 혈세 혜택이 가지 않도록 하겠다는 것이 부산시의 의도라면, 참으로 유아적 발상이다.

더 큰 문제는 부산시가 법으로 정해진 예산을 제멋대로 주무른다는 것이다.

경실련은 이에 대해 "부산시는 명절무료통행 보전금 예산을 따로 책정했다. 그런데 도로 예산과 전혀 관계없는 쌈지공원과 작은도서관에 이 예산을 전용하겠다는 것은 2019년도 예산에 대한 기본적인 계획을 뒤엎는 것"이라는 지적하고 있다.

셋째, 16억원 혜택의 확장성에 대한 의문이다.

부산시는 통행료 면제와 쌈지공원 지원, 둘 중 어디에 16억원을 사용하는 것이 더 효과적인지에 대해 아무런 근거를 대지 못하고 있다. 

굳이 비판하자면 "막연히 그럴 것 같다"는 생각 만으로 졸속 변경한 것이다.

통행료를 내지 않는 것은 기분도 좋지만, 요금소 교통정체 해소 효과도 대단하다.

전국의 고속도로와 유료도로를 공짜로 쌩쌩 달리던 운전자들이 유독 부산에서만 통행료를 내게 될 때 "부산 인심 참 야박하다"는 푸념을 하지는 않을까?

부산시는 "연 16억원이 아쉬워 명절 민심에 역행하는 유료화 급조 발표를 한 부산시"라는 경실련의 애정어린 비판을 새겨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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