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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여성들, 밸런타인데이 '의리 초콜릿' 문화에 뿔났다

일부 기업서는 초콜릿 선물 '금지'
초콜릿 구입 여성 60% "나를 위해"

[편집자주]

일본의 밸런타인데이 모습. © AFP=뉴스1
일본의 밸런타인데이 모습. © AFP=뉴스1

일본에서 밸런타인데이에 남성에게 의리상 초콜릿을 주는 문화, 이른바 '기리(義理·의리)초코'에 여성들이 반발하고 있다고 가디언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기리초코란 여성이 남성에게 감사의 표시로 초콜릿을 선물하는 전통으로, 이는 말 그대로 '의무 초콜릿'이다. 초콜릿을 받은 남성은 3월14일 일명 '화이트데이'에 보답한다.

올해에도 많은 직장인 여성들이 의리 초콜릿을 구입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최근 이러한 관행에 대한 반감이 커지고 있다.

일부 기업에서는 초콜릿 선물을 금지하기도 했다. 의무 초콜릿이 권력 남용이나 일종의 괴롭힘으로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직장인 여성은 재팬투데이에 "(의리 초콜릿이) 금지되기 전에 우리는 어느 정도 선으로 초콜릿 선물을 해야 하는지 등을 걱정해야 했다"면서 "더 이상 우리가 강제로 (초콜릿을) 주는 문화를 갖지 않게 돼서 좋다"고 말했다.

일본 한 백화점이 실시한 설문조사(복수응답)에서도 의무 초콜릿 문화에 대한 변화가 관측됐다.

밸런타인데이에 초콜릿을 구입하려는 여성 중 60% 이상은 '자신을 위해 초콜릿을 산다'고 답변했다. 가족에게 준다는 응답이 56.7%, 연인에게 준다는 응답이 36%였으며 직장 동료에게 준다는 답변은 35.2%로 가장 적었다.

밸런타인데이에 초콜릿을 선물하는 일본 문화는 지난 1950년대 상업적으로 시작돼 불과 며칠 사이에 초콜릿 제조업체의 연간 매출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수백만달러짜리 시장으로 성장했다.

그러나 이러한 문화에 대한 반감이 커지면서 일부 제조업체는 마케팅 방식을 바꾸기도 했다.

지난해 벨기에 초콜릿 브랜드 고디바는 신문광고에서 "여성 직원들은 압력을 받았다고 느낀다면 남성 동료에게 기리초코를 줘선 안된다"며 "밸런타인데이는 직장 관계 유지가 아니라 사람들이 자신의 진심을 전달하는 날"이라고 항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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