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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 지옥에 빠진 대한민국…대기정체 원인은 온난화?

[편집자주]

수도권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6일째 시행되고 있는 6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원효대교 인근 도심이 뿌옇다. 2019.3.6/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수도권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6일째 시행되고 있는 6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원효대교 인근 도심이 뿌옇다. 2019.3.6/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고농도 미세먼지가 연일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그 원인중 하나로 지구온난화를 꼽는 전문가들이 있어 주목된다. 미세먼지의 직접적 원인은 중국과 국내 오염원 증가이지만 대기 흐름이 원활하지 않아 고농도 미세먼지 축적이 심화하고 있으며 이같은 대기흐름 정체의 원인은 지구 온난화 때문이라는 것이다.

7일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1∼2월 서울의 하루평균 초미세먼지 평균 농도는 37㎍/㎥로 최근 5년 중 가장 높으며, 하루 평균 농도가 35㎍/㎥를 넘는 '나쁨' 일수는 23일로 지난 4년간 9∼19일이었던 것보다 크게 늘었다.

고농도 미세먼지가 지속적으로 유지되는 주 원인은 한반도 상공의 기압 배치때문이다. 동아시아와 한반도 주변 잦은 고기압대 형성으로 인한 대기 정체, 서풍계열 풍향 증가와 차가운 북풍 기류 남하 감소 등 기상여건 악화가 주된 원인으로 지목된다. 특히 중국 산둥·요동 지역 등 국외 초미세먼지가 지속적으로 유입되고 국내 발생 오염물질이 대기 정체로 확산되지 못하면서 고농도 현상이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대기정체가 이뤄지는 이유에 대해 지구 온난화가 하나의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의견이 있다. 이를테면 지구 온난화로 대기 온도차가 크게 발생하지 않고 이로써 기압차도 크게 발생하지 않아 바람이 불지 않고 정체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구자호 연세대학교 대기과학과 교수는 "지구온난화와 같은 기후변화 문제는 장기적으로 고려해야할 사항이지만, 그럼에도 최근에 지구온난화가 미세먼지와 같은 대기오염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속속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조지아 공대와 연세대 공동연구진은 과거 35년간의 기상 자료를 분석해 동북아시아의 겨울 계절풍 약화가 해빙 감소와 폭설때문에 생겼다는 내용을 지난 2017년 3월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에 게재했다. 북극 해빙이 줄면서 시베리아에 폭설이 내리기 시작했고 이것이 계절풍 약화로 이어졌다는 것. 계절풍이 약화되면 이는 대기 정체를 유발하고 동북아시아에 오염물질이 정체해 오염 물질이 쌓이게 됐다는 점을 지적했다.

또 서울대와 한양대 연구팀이 공동으로 지난 2018년 학술지 '환경오염'에 게재한 내용에 따르면 실제로 예상욱 한양대 교수와 박록진 서울대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1980년부터 2014년까지 동태평양에서 엘니뇨가 발생한 해의 국내 초미세먼지 농도는 가을철부터 예년보다 고농도가 나타나 겨울에 20% 더 높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이밖에도 풍속과 미세먼지 농도를 비교해, 풍속이 적어지면 고농도 미세먼지가 방생한다는 연구 결과가 국내외에서 속속 나오고 있다.

지구온난화로 인해 대기정체가 발생하고, 고농도 미세먼지가 발생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오고 있는 만큼 발생원 외에도 미세먼지 저감 등을 위해 고려해야 할 사항이 늘어난 것이다.

구자호 교수는 "미세먼지 문제에 있어 차량, 공장, 발전소 등 미세먼지 배출원도 중요하지만 지구 온난화에 따른 대기 정체나 순환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대기오염문제와 같이 환경오염 문제 측면에서도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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