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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초강수 두나…"미사일 발사 중단 이어갈지 곧 결정"

전문가 "실제 발사 재개 가능성 낮아…전술 차원"
"美압박에 제동 걸려는 듯…유예 철회는 가능성"

[편집자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일 베트남 하노이 주석궁에 도착, 공식환영식에서 의장대를 사열하고 있다. 2019.3.15 © AFP=뉴스1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일 베트남 하노이 주석궁에 도착, 공식환영식에서 의장대를 사열하고 있다. 2019.3.15 © AFP=뉴스1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위성·미사일 발사를 계속 중단할지를 조만간 결정할 예정이라고 북한 고위 관리가 밝혀 발언의 의도와 파장에 이목이 쏠린다.

AP통신과 러시아 타스통신에 따르면 최선희 외무성 부상은 15일 평양에서 현지에 있는 외교관·외신 기자들과 만나 "우리는 어떤 형태로든 미국의 요구에 타협하거나, 이런 식의 협상에 나설 의사가 없다"며 강경 발언을 내놨다.

또 미사일·위성 시험·발사와 관련해 "모라토리엄(유예)을 유지할지 말지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결정할 일"이라며 "그가 조만간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최 부상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머지 않은 미래에 공식 성명을 내고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북한은 2017년 11월 이후 15개월 간 핵 실험이나 미사일 발사를 하지 않았다. 지난해 4월엔 노동당 중앙위원회에서 핵실험과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 중지를 공식 선언한 바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그동안 "북한이 더 이상 미사일을 쏘지 않고 핵실험도 하지 않는다"는 것을 자신의 외교적 성과로 여러 차례 선전해 왔는데, 최 부상이 이러한 상황에 변화가 생길 수 있다고 시사한 셈이다.

AP통신은 "최 부상은 북한이 취한 변화, 예컨대 15개월의 발사·시험 유예와 같은 변화에 상응하는 조치를 북한이 취하고 '정치적 계산'을 바꾸지 않는다면 북한은 현재로서 타협하거나 대화를 지속할 뜻이 없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최 부상은 최근 북한이 미사일이나 위성 발사를 준비 중일 수 있다는 언론 보도가 나온데 대해서는 논평을 거부했다고 한다.

일단 전문가들은 북한이 실제로 미사일 발사를 재개하고 나설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보좌관 등 미국 인사들이 최근 일괄 타결과 빅딜을 압박하며 강경발언을 쏟아내자 "전술적인 차원에서" 반격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이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미국 쪽 강경 흐름에 브레이크를 걸어야 할 필요성을 느낀 듯하다"며 "미국의 의도대로만 끌려가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지금쯤 밝혀야 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지 실제로 발사 재개로 나아갈 것으로 보진 않는다"고 말했다.

다만 북한이 모라토리엄을 철회할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로 곧장 미사일이나 위성을 발사하진 않더라도 조만간 다시 발사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던질 수는 있다는 것이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지금 상황에서 미사일을 발사해 판을 깨면 경제가 어려워질 게 뻔한데 김정은 위원장이 그런 선택을 하지는 않을 것 같다"며 "다만 모라토리엄을 철회해서 심리적으로 압박하는 전략을 취할 순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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