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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잉737맥스 블랙박스 프랑스가 분석하는 이유

사고기 제조사 보잉과 긴밀한 미국 피한 듯

[편집자주]

추락한 보잉737맥스8의 잔해들 © AFP=뉴스1
추락한 보잉737맥스8의 잔해들 © AFP=뉴스1

탑승객 전원이 사망한 에티오피아 항공의 보잉737맥스8의 블랙박스를 프랑스 정부의 항공사고조사국(BEA)이 분석하게 됐다. AP통신은 14일(현지시간) BEA가 세계적으로 유명한 실력있는 기관인 데다가 제조사인 보잉이 미국 기업이란 이유에서 프랑스가 선택됐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에티오피아항공은 이날 "현장에서 조사를 진행 중인 에티오피아 대표단이 블랙박스를 비행기에 실어 프랑스 파리로 보냈다"고 밝혔다. 디지털 비행기록장치(DFDR)와 조종실음성녹음장치(CVR) 등 2개로 이뤄진 블랙박스는 사고 이튿날인 11일 추락 현장서 발견됐다. 

BEA 대변인에 따르면 에티오피아 당국은 처음에는 독일 측에 분석을 요청했다가 필요한 소프트웨어가 없다는 말에 프랑스에 의뢰하게 됐다. BEA는 항공 사고 조사에 매우 다양한 경험을 갖고 있다. 특히 블랙박스를 분석할 자원이나 장비가 없는 국가들이 프랑스에 많이 의뢰해왔다.

BEA는 2015년 저먼윙스 제트기 추락 사건 조사에서 부조종사가 기장을 조종석에서 밀어내고 가둔 후 고의적으로 비행기를 알프스 산맥에 충돌시켰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또 2009년 에어프랑스 447편 추락 때는 사고 후 2년 만에 대서양 바다에서 블랙박스를 회수해 속도감지기가 얼어붙어 조종석이 혼란에 빠졌던 것을 알아냈다.

이번 BEA의 조사 대상이 미국 보잉 비행기인 것이 주목된다.

항공 안전 전문가들은 추락 사고가 발생한 곳의 국가가 조사를 주도하고 어디서 블랙박스를 분석할 지 결정하는 것이 표준 절차라고 말한다. 미국은 사고 후 적극적으로 에티오피아를 돕고 있다. 미 연방교통안전위원회(NTSB)는 조사관들을 에티오피아로 보냈고 프랑스에도 조사관 3명을 보내 비행기록 다운로드와 분석을 돕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항공 컨설턴트인 피터 골즈 전 NTSB 매니징 디렉터는 에티오피아 조사관들이 미국 측의 적극적인 협력에도 미국이 사고기의 안전성을 강조했고 제조사 보잉과 관계가 있기 때문에 블랙박스를 미국이 아닌 프랑스로 보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지난 11일 미국 연방항공청(FAA)은 최근 5개월 새 2대가 추락한 보잉사 여객기 737 맥스 기종에 대해 "현재까진 안전하게 비행할 수 있는(airworthy) 기종"이란 평가를 내놨다. 

전문가들은 블랙 박스 2개가 모두 파손돼 내용물이 얼마나 회수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로 보고 있다. 또 원인이 밝혀지기까지 수년이 소요될 수 있다고 본다. BEA측도 분석에 얼마나 걸릴지 밝히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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