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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인터뷰]① 전혜빈 "'왜그래 풍상씨' 문영남 작가 대본 감탄, 예술가다"

[편집자주]

전혜빈 / 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전혜빈 / 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저를 보며 드라마 이야기, 정상이 이야기 해주시는 분들을 만나면서 이게 배우가 살아가는 힘이라는 걸 느꼈어요."

KBS 2TV 수목 드라마 '왜 그래 풍상씨'에서 이정상 역할로 열연한 배우 전혜빈(36)은 최근 서울 강남구 한 커피숍에서 종영기념 인터뷰를 갖고 드라마 비하인드 스토리와 연기관을 전했다.

최근 종영한 '왜 그래 풍상씨'는 바람 잘 날 없는 풍상씨네 5남매를 통해 가족의 의미를 되새긴 드라마는 22%(닐슨코리아 전국 기준)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큰 사랑을 받았다.
전혜빈 / 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전혜빈 / 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전혜빈은 5남매 중 유일하게 큰 오빠 마음을 헤아렸던 셋째 이정상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한층 성숙해진 연기력으로 특히 호평을 많이 받았다. 많은 시청자들이 그와 함께 울고 웃었다. 전혜빈 역시 시청자와 한 마음으로 공감하면서 연기를 하는 것의 즐거움을 알았다고 했다. 앞으로도 어떤 캐릭터를 만나든, 시청자의 마음을 대변하고 공감하는 연기를 펼치고 싶다고 말했다.

-고생을 많이 한 작품이 아니었을까. 종영소감은. 

▶생각보다 고생은 많이 안 했다. 미니시리즈 찍으면서 이렇게 밤을 안 새운 적은 처음이다. 촬영 속도도 되게 빠르고 배우들이 NG를 안 내서 한 번 찍으면 쭉쭉 나갔다. 힘든 경우는 별로 없었다. 열심히 다이어트한 유준상 선배만 빼고는.(웃음)
전혜빈 / 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전혜빈 / 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이유가 뭔가.

▶대본이 정말 빨리 나왔고 필요한 신만 탁탁 찍었다. 이리 찍어보고 저리 찍어보는 경우는 없었다. 또 배우들이 연기를 잘 해서 NG가 잘 안 났다. 그러다 보니 시간적으로 대사를 연습할 시간도 많았다. 대본리딩도 많이 했다. 보통 미니시리즈에서는 하기 힘든 것이다. 대본이 나오는 중간 중간 작가 선생님과 만나 대본연습을 했다.

-문영남 작가는 쓰는 작품마다 잘 되지만, 무리수 전개라는 비판도 받았다. 배우로서 어떤 마음으로 임했나. 

▶다른 드라마들도 있고 완벽한 드라마도 있을 거다. 문영남 작가는 진정한 예술가라는 생각이다.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어루만져 주는 작가라고 생각한다. 해피엔딩으로 좋았던 추억이 되는 드라마였던 것 같다. 문영남 작가의 장점은 사람들의 마음에 들어오는 작품을 만드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의 아픔을 위로하는 작품을 많이 쓰시지 않았나. 내가 이번에 많이 느꼈다. 의사 역할이어서 병원에서 촬영할 때가 많았는데 환자 보호자분들, 할머니들도 '의사양반 왔냐'고 좋아해주시더라. 보호자 분들은 우리 작품을 가슴으로 바라봐주셨다. '남편이 간이 안 좋아서 속상해서 드라마를 못 본다'고 하는 분도 있었고 '내가 간분실인 것 같다'며 눈물을 글썽이는 분들도 있었다. 다들 풍상을 살려서 해피엔딩을 내달라는 바람을 전했다. 그런 만남을 통해 마음으로 보는 드라마를 만들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혜빈 / 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전혜빈 / 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문영남 작가의 특징 중 하나가 캐릭터 이름만 봐도 성격이 보인다는 거다. '이정상'이라는 이름을 보고 안도했나.

▶다른 이름들도 그랬다.(웃음) 배우로서 캐릭터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고민을 많이 한다. 문영남 작가님 특징이 대본에 나와있는 캐릭터를 그대로 연기하면 된다는 거다. 배우가 이렇게 해볼까 저렇게 해볼까 고민하는 것이 더 안 맞는 것 같다. 이런 연기를 안 해봤는데 적응 후에는 싹 정리가 되더라. 뭐랄까. 합주라고 하면 풍상오빠는 메인 피아노, 나는 묵직한 콘트라베이스 등 각자 맡은 악기가 뚜렷했던 것 같다.

-이정상이 불륜을 저지르기도 한다. 이 점은 정상이라고 볼 수 없는데.

▶나 역시 정상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정상이는 과거에 사랑했던 남자에게 상처를 받지 않나. 오빠에게는 사랑을 받았지만 현실적으로는 열등감에 휩싸인 인물이기도 하다. 잘못된 것이지만 어떤 상황이든 그들만의 사정은 있는 것 같다는 생각도 했다. 타인이 보기에는 아니지만.
전혜빈 / 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전혜빈 / 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30대인데, 오래도록 활동하면서 연차도 쌓이고 나이도 먹고 경험도 많이 한 점이 '왜그래 풍상씨'에 더욱 몰입하게 하지는 않았나. 나이가 어렸다면 도전하기 쉬운 작품은 아니었을 것 같다.

▶그렇지는 않다. 보통 배우들이 주말극이나 일일극을 힘들어 하는 것이 긴 시간을 할애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 캐릭터를 오랫동안 하다 보면 소위 말해 연기 습관이 생겨버린다. 다른 작품을 만나도 그렇게 연기할 수 있기 때문에 조심스럽다. 물론 자유자재로 캐릭터를 오갈 수 있는 분도 있긴 하지만. 나 역시 선택을 하기는 쉽지 않다. 그런데 '왜그래 풍상씨'는 미니시리즈였고 좋은 배우들이 모인 작품이었기 때문에 선택했다. 또 문영남 작가님도 만나보고 싶었다.

-만나고 싶었던 작가와 작품을 하고나니 어떤가.

▶문영남 작가의 팬이 됐다. 어떻게 이런 장면을 쓰지? 싶었다. 글을 쓰는 게 아니라 사람을 쓰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모든 인물이 돼서 글을 쓴 것 처럼 보인다. 작가님이 지금 위치에 있는 것은 글 재능 하나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예술가 같다. 배우들도 다 그렇게 느꼈을 거다.
 
<[N인터뷰]②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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