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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그룹, 아시아나항공 매각한다…새 주인 누가 될까(종합2보)

아시아나, 그룹 매출 60%…금호 중견기업으로 축소
SK·한화·애경 등 다수 대기업 인수 후보에 물망

[편집자주]

 15일 서울 종로구 금호아시아나 본사 모습. 2019.4.15/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15일 서울 종로구 금호아시아나 본사 모습. 2019.4.15/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금호아시아나그룹(금호그룹)이 결국 유동성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아시아나항공을 매각하기로 했다. 계열사 등을 포함한 통매각이 유력한 가운데 인수금액이 조 단위를 넘을 것으로 점쳐지면서 SK, 한화 등 대기업이 인수 후보자로 거론된다.  

아시아나항공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15일 "금호 측이 아시아나항공의 매각이 포함된 수정 자구계획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박삼구 금호그룹 전 회장과 박 전 회장의 아들인 박세창 아시아나IDT 사장은 이날 오전 이동걸 산은 회장과 면담을 갖고 아시아나항공 매각 의사를 전했다. 산업은행은 금호 측이 제시한 수정 자구계획을 검토하기 위해 채권단 회의 개최 등 관련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다. 

금호그룹은 지난 9일 5000억원 자금 지원을 요청하는 자구안을 채권단에 제출했지만, 채권단은 이 자구안에 실질적인 방안이 없다며 퇴짜를 놨다. 자구안이 박삼구 전 회장의 부인과 딸의 금호고속 지분 4.79%(약 200억원)만 새 담보로 제공하는 수준에 그쳐 향후 채권단의 추가 자금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고 우려한 것이다.

결국 아시아나항공의 최대주주인 금호산업은 15일 이사회를 열고 아시아나항공 매각이라는 결단을 내렸다. 금호산업은 아시아나항공 지분 33.47%를 보유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오는 25일까지 신용등급 BBB- 이상의 회사채를 발행하지 못하면 '무등급 트리거'가 발동해 약 1조1000억원 규모 ABS를 조기상환해야 하는 위기에 처한 상황이다. 금호그룹은 더 늦기 전에 아시아나항공 매각으로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결단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금호그룹은 구주매각과 제3자 배정 방식의 유상증자로 아시아나항공 매각을 즉시 추진하는 대신 5000억원의 자금 지원을 요청했다. 세부 내용은 △자회사 별도 매각 금지(인수자 요청 시 별도 협의) △구주에 대한 드래그-얼롱(Drag-along) 권리 △아시아나항공 상표권 확보 등이다. 

이에 따라 아시아나항공과 그 계열사인 아시아나IDT 등은 통매각될 가능성이 커졌다. 아시아나항공은 에어부산(44.2%), 아시아나IDT(76.2%), 아시아나에어포트(100%), 아시아나세이버(80%), 아시아나개발(100%), 에어서울(100%) 등을 계열사로 두고 있다.

이 지분을 내놓는다면 계열사들에 대한 경영권 프리미엄을 붙여 매각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매각가격은 조 단위를 훌쩍 뛰어넘을 것으로 보인다. 그룹 연간 매출의 60%를 담당는 아시아나항공이 매각되면 금호그룹은 금호고속과 금호산업만 남아 중견기업으로 쪼그라든다.  

아시아나항공이 매물로 나오면 국내 대기업 상당수가 인수전에 참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SK와 한화 등이 후보군으로 꼽힌다. SK그룹은 금호타이어 매각 당시 인수 후보군으로 거론됐을 정도로 기업 M&A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알려졌다. 지난해에는 최규남 전 제주항공 대표를 부사장으로 영입하면서 항공업 진출을 준비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한화그룹은 청주국제공항을 기반으로 운항을 준비한 저비용항공사(LCC) 에어로케이 투자에 나섰을 정도로 항공업에 관심이 높다. 항공업은 그룹 주력 중 하나인 방산사업과의 시너지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인수후보군으로 거론된다.

제주항공을 소유한 애경그룹과 신세계 등 유통업체도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유통기업이 항공사를 거느리면 물류망 확대는 물론 면세점 확보에도 유리해서다.

항공 부문은 관련법으로 외국인이 국내 항공사를 경영할 수 없도록 엄격히 제한하고 있어 해외자본 참여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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