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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태양절 앞두고 '잠잠'…열병식없이 '로키'로 지나갈 듯

지난해 태양절도 '핵 무력' 언급 없이 로키로 진행
태영호 "北군수공업↓, 민수공업↑"…당분간 군사동향 없을 듯

[편집자주]

북한 건군절인 8일 경기도 파주시 오두산 전망대에서 바라본 북한 황해도 개풍군 지역에 적막감이 감돌고 있다. 2019.2.8/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북한 건군절인 8일 경기도 파주시 오두산 전망대에서 바라본 북한 황해도 개풍군 지역에 적막감이 감돌고 있다. 2019.2.8/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북한이 15일 김일성 주석의 107번째 생일인 '태양절'을 맞아 '군사옵션' 대신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내부행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군 관계자는 이날 국방부 정례브리핑에서 "오늘이 김일성 생일인데 (북한이) 열병식 하고 있나"라는 질문에 "우리 군은 현재 관련동향을 추적·감시중에 있지만 현재까지 확인된 바 없다"고 말했다.

앞서 미 전략국제연구소(CSIS) 산하 북한 전문매체 비욘드 패럴렐은 10일(현지시간) "지난 7일 촬영한 상업위성 영상을 분석한 결과 북한이 오는 15일 김일성 생일 또는 25일 북한군 창건기념일에 맞춰 열병식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었다.

이 매체는 7일자 영상에는 평양 동쪽 미림 열병식 훈련장에 챠량 217대가 있는 것으로 나타나며, 이는 과거 열병식을 앞둔 초기 움직임과 유사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합동참모본부는 이날도 확인된 바 없으며 열병식과 관련한 북한 내 특이 동향은 감지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이다.

북한은 한반도에 군사적 위기가 엄습했던 2017년 태양절에 외신들을 초대해 대규모 열병식을 진행하며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공개했으며 2016년 태양절에는 무수단 계열 미사일 1발을 시험 발사하며 무력시위를 했다.

다만 남북·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있던 2018년 태양절에는 한미가 연합훈련을 축소하는 등 성의를 보이자 내부행사에만 치중하며 조용히 넘어갔다.

올해 역시 지난해와 같은 수준으로 조용하게 넘어갈 것으로 예상됐으나 지난 2월 북미 '하노이 담판'의 결렬 이후 북미 관계가 교착상태로 빠졌고 남북 간 군사합의 이행에도 차질이 생기자 북한이 다시 군사 옵션을 꺼낼 수도 있다는 전망이 일각에선 제기됐다.

이런 상황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 12일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한·미가) 이미 중단하게 된 합동 군사연습까지 다시 강행하고 있다"며 "은폐된 적대 행위에 집요하게 매달리는 남조선 군부 호전 세력의 무분별한 책동을 그대로 두고는 어떤 결실도 기대할 수 없을 것"이라고 압박했다.

하루 뒤인 13일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한국의 미국산 스텔스 전투기 F-35A 도입에 대해 "한반도 정세를 긴장 격화로 몰아가는 엄중한 도발 행위"라며 "첨단 살육 수단들의 반입으로 한반도 정세가 뜻하지 않게 긴장 격화로 줄달음 칠 수도 있다"고 엄포하면서 남북관계에 다시 먹구름이 드리우는 듯 했다.

그러나 북한은 별다른 군사옵션 없이 중앙보고대회를 진행하는 등 김일성 주석에 대한 추모와 충성을 강조하면서 내부 결집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경제 발전이 시급한 북한이 섣불리 군사적 옵션을 꺼내들지는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태양절을 앞두고 다소 강한 메시지를 내놓은 것은 제재 완화를 요구하는 목소리일 뿐 실제적 행동에 나설 가능성은 지극히 낮다는 것이다.

문근식 한국국방안보포럼 대외협력국장은 "지금 북한 정권의 최고 관심사는 '경제 살리기'"라며 "이런 상황에서 군사적 행동으로 대화의 판을 완전히 깰 수는 없다"고 분석했다.

연장선상에서 향후에도 김 위원장은 군사적 행동은 되도록 지양하고 인민 경제중심의 행보를 펼쳐나갈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한편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대사관 공사는 전날 자신의 블로그에 "(김 위원장이 최근 인사를 통해) 지난 수십년간 군수공업에 종사했던 사람들을 민수공업 쪽으로 돌렸다"며 "(장기전에 대비하기 위해) 향후 북한경제에서 군수공업 비중이 낮아질 것"이라고 예측하기도 했다.

그는 "'고난의 행군' 때도 김정일은 수백만의 아사(餓死)를 보면서도 군수공업 예산을 한 푼도 민수로 돌리지 않았다"며 "북한 역사상 처음으로 군수공업을 줄이는 것 자체가 현 대북제재가 북한경제에 구석구석 파고 들고 있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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