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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치는 이 그리움 어찌할거나…통곡의 세월호 해역(종합)

"애들에게 인사하자" 침몰현장서 헌화
사고해역서 눈 떼지 못하고 눈물만

[편집자주]

세월호 참사 5주기인 16일 오전 전남 진도군 동거차도 앞 세월호 침몰 해역에서 단원고 유가족들이 헌화하고 있다. 2019.4.16/뉴스1 © News1 황희규 기자
세월호 참사 5주기인 16일 오전 전남 진도군 동거차도 앞 세월호 침몰 해역에서 단원고 유가족들이 헌화하고 있다. 2019.4.16/뉴스1 © News1 황희규 기자

"애들아. 애들아. 보고 싶다."

세월호 참사 5주기를 맞아 희생자 가족들이 세월호 침몰 현장을 찾았다.

16일 오전 세월호가 침몰한 전남 진도군 조도면 맹골수로 바다에는 애끓는 외침이 울려퍼졌다.

사고 해역을 찾은 단원고 학부모들은 사무치는 그리움과 미안한 마음이 담긴 울음을 터뜨렸다.

아이를 잃은 지 5년이 지난 학부모의 바람은 거창한 것이 아니었다. '다시 보고 싶다'는 소박한 마음 하나뿐이었다.

단원고 가족협의회 소속 학부모 24명은 이날 오전 9시쯤 진도 서망항에서 낚싯배 2대에 나눠 타고 출발했다.

사고 해역으로 가는 동안 가족들은 대부분 선실에 앉아서 눈을 감고 있었다.

오전 10시쯤 사고 해역에 도착했다. 사고 해역은 참사 당시와는 다르게 잔잔한 물결로 가족들을 맞았다.

침몰 현장에는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는 듯한 부표만 놓여있었다.

세월의 흔적 탓인지 '세월호'라고 적혀 있던 부표는 '호' 글자가 지워진 채였다.

세월호 참사 5주기인 16일 오전 전남 진도군 동거차도 앞 세월호 침몰 해역에서 단원고 희생자 유가족이 자식의 이름을 부르며 작별을 고하고 있다. 2019.4.16/뉴스1 © News1 한산 기자
세월호 참사 5주기인 16일 오전 전남 진도군 동거차도 앞 세월호 침몰 해역에서 단원고 희생자 유가족이 자식의 이름을 부르며 작별을 고하고 있다. 2019.4.16/뉴스1 © News1 한산 기자

한 가족은 침몰 해역을 바라보면서 아이들의 이름을 불렀다. 그러면서 "잘 있느냐", "아빠는 잘 있다. 나중에 너희 만나러 꼭 갈게"라고 외쳤다.

또다른 학부모는 "애들아 미안하다. 정말 미안하다"며 눈물을 쏟아냈다.

오전 10시10분쯤 학부모들은 아이들의 넋을 기리기 위해 국화를 바다로 던졌다.

배에 타고 있는 학부모가 "애들한테 인사합시다"고 했고, 꽃을 던지려던 학부모들은 또다시 눈물을 흘렸다.

바다 위에 떠 있는 국화를 보면서 학부모들은 뱃전을 부여잡거나 서로 끌어 안은 채 말 없이 눈물을 흘렸다.

학부모들은 침통한 표정으로 눈에 눈물을 한가득 머금고 10분 정도 더 모든 것을 앗아가버린 바다를 바라봤다.

학부모들은 "우리 아들 엄마가 올해 또 왔다"고 읊조리거나 "미안하다 아들"이라면서 목놓아 울었다.

이들과 함께 사고 해역을 찾은 시민들도 유가족들의 모습에 눈물을 계속 흘렸다.

작별의 시간이 왔다. 사고 바다해역을 떠나자 한 아이의 아버지는 "딸 잘 있어. 아빠 갈게. 내년에 또 보자"고 큰소리로 외치면서 사고해역에 눈을 떼지 못했다.

서망항으로 돌아가는 길에 가족들은 선실에 앉아 허공을 바라보거나 전화기를 보고 있었다.

답답한 마음에 담배를 입에 물고 선실 밖으로 나온 이도 있었고, 배 뒷부분에 앉아 사고 해역에서 눈을 떼지 못하기도 했다.

사고 해역을 둘러본 소감에 대해 단원고 2학년8반 이호진군 아버지는 "답답하죠. 배에 있는데 물이 들어온다 생각해봐요"라고 짧게 대답하면서 말을 잇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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