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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선공에 다급해진 애플, 결국 '적과의 동침'…빨라진 '5G폰 전쟁'

백기든 '애플-인텔'…앙숙 퀄컴과 손잡고 '5G 아이폰' 조기 출격

[편집자주]

 
 

세계 최초의 5G 스마트폰을 내놓은 삼성전자의 기세에 놀란 애플이 결국 '앙숙'인 퀄컴과 손을 잡고 부랴부랴 '5G 아이폰' 출격 준비에 나섰다. 애플이 빠진 5G폰 시장에 '무혈입성'을 기대하던 삼성, LG도 글로벌 시장에서 애플과의 정면승부를 피할 수 없게 됐다는 분석이다. 

16일(현지시간)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애플은 퀄컴과 칩셋 공급 계약이 포함된 6년짜리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퀄컴과 최대 270억달러(31조원) 규모의 특허소송을 벌이던 애플이 5G폰의 핵심 부품인 모뎀칩을 구하지 못해 결국 퀄컴에 '백기투항'한 것이다. '라이벌'인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의 5G폰을 내놓고 폴더블폰 등으로 스마트폰 혁신을 주도하자 더 이상 5G폰 출시 일정을 미루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애플의 경쟁자인 삼성과 화웨이는 각각 자체 5G 모뎀칩을 확보했고, 그동안 애플에 모뎀칩을 공급하던 인텔은 아직 5G 제품을 준비하지 못한 실정이라 인텔만 바라보던 애플은 제품 출시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이날 인텔은 애플과 퀄컴이 공동성명을 발표하자 기다렸다는 듯 5G 모뎀칩 사업에서 철수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동안 애플은 삼성에 손을 벌려봤지만 물량부족을 이유로 거절당했고 먼저 손을 내민 화웨이와는 미·중 무역분쟁 등의 영향으로 협력하기 어려운 처지였다. 결국 애플이 택할 수 있는 대안은 2017년 시작된 퀄컴과의 특허전쟁에 백기를 드는 방법밖에 없었던 셈이다. 

애플은 우여곡절 끝에 결국 퀄컴칩으로 뒤늦게 5G 시장에 발을 딛게 됐지만, 이후 영향력은 무시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과거 LTE가 도입될 시기에도 애플은 뒤늦게 참가했지만, 압도적인 브랜드 파워와 충성도로 현재까지 삼성전자와 스마트폰 시장을 양분하고 있다.

당장 '5G 아이폰' 출시가 앞당겨질 전망이다. 당초 2020년으로 제시한 5G 아이폰 출시가 인텔의 5G 모뎀칩 개발 지연으로 2021년까지 미뤄질 것으로 관측됐지만 '퀄컴과의 동침'으로 내년 출시는 무리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올해 하반기로 출시 시기가 더 당겨질 가능성도 제기한다. 애플이 이르면 올해, 늦어도 2020년에는 5G 아이폰을 출시할 수 있을 것이라는 얘기다.

결국 애플이 제품을 내놓기 전까지 시간을 번 국내 스마트폰 업체들이 시장을 얼마나 선점하느냐가 5G 시장 초반전의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현재까지 가장 경쟁력 있는 제조사는 지난 5일 국내에 세계 최초의 5G폰 '갤럭시S10 5G'를 출시한 삼성이다. 삼성은 다음달 16일 미국에 갤럭시S10 5G를 출시하고, 이어 '갤럭시 폴드' 5G 모델을 국내에 출시하며 애플과의 기술 격차를 벌려놓겠다는 전략이다.

LG의 'V50 씽큐 5G'도 오는 19일로 예정됐던 국내 출시일을 완성도 이슈로 다소 연기했지만, 늦어도 5월에는 출시가 가능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LG는 애플의 공백을 틈타 북미시장 공략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중국업체들도 애플 없는 5G폰 시장 선점을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화웨이는 오는 7월 5G 폴더블폰 '메이트X'를 출시할 예정이며, 이외에도 다양한 5G 스마트폰을 연말까지 선보이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이 빠진 5G폰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시간적 여유가 있던 국내 업체들이 다급해진 셈"이라며 "퀄컴에 백기투항까지 하며 5G폰 시장 출격에 나선 애플의 등장으로 글로벌 5G폰 시장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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