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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시위의 이유…감옥 같은 1.68평 아파트 사진 한장

[편집자주]

홍콩에서 중국으로 범인 인도에 반대하는 반송환법 시위가 두 달째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홍콩 시위의 근본 원인은 세계에서 가장 큰 경제적 불평등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현재 홍콩인들의 시위는 표면적으로는 중국으로 범인을 인도할 수 있는 법안을 저지하려는 정치적 투쟁이다.

그러나 지난달 16일 200만 명의 홍콩 시민이 시위에 참여할 정도로 대규모 시위를 벌이는 것은 홍콩 반환 이후 누적된 경제적 불평등에 대한 불만 때문이라고 미국의 뉴욕타임스(NYT)가 23일 보도했다.

NYT는 위의 사진을 게재한 뒤 이같은 주거환경이 홍콩 시민들을 절망으로 몰아넣고 있다며 홍콩 시위의 근본적 원인은 반환 이후 확대된 경제적 불평등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위의 아파트는 5.57㎡로, 1.68평정도 된다. 자동차 한 대를 주차할 정도의 공간이다.

이 공간에서 3명의 가족이 생활하고 있다. 위 부분 왼쪽은 수납공간이다. 가운데는 주방, 오른쪽에는 컴퓨터와 오븐이 있다.

아래쪽에는 3층 침대가 있고, 아래 왼쪽에는 냉장고가 있다. 화장실은 공동화장실을 사용한다.

홍콩인 21만 명이 이 같은 아파트에서 산다. 홍콩인들은 이같은 아파트를 ‘새장’ 또는 ‘관’이라고 부른다.

더욱 문제는 이같은 경제적 불평등이 더욱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다. 홍콩은 세계에서 빈부 격차가 가장 심한 곳이다. 홍콩의 아파트 값은 세계에서 가장 비싸다. 뉴욕이나 런던보다 비싸다.

이에 비해 홍콩의 최저 임금은 시간당 4.82달러(5682원)에 불과하다. 이에 따라 인구 740만 명 중 20%가 빈곤에 허덕이고 있다.

렁모씨는 최근 시위에 적극 가담하고 있다. 경비로 일하고 있는 그는 하루 12시간, 주 6일 근무한다. 그러나 그의 임금은 시간당 5.75달러(6778원)에 불과하다.

특히 홍콩의 젊은이들은 이 같은 상황에 절망하고 있다. 자신의 생애에서 아파트를 구입할 가능성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1997년 홍콩반환 이후 경제적 불평등이 더욱 확대되고 있다. 중국인들이 대거 유입됨에 따라 아파트 가격은 폭등했지만 실질 임금은 오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홍콩 반환 이후 홍콩의 아파트 값은 3배 이상 폭등했지만 실질임금은 제자리다.

지난해 시민운동가들은 홍콩 정부에 홍콩에 있는 54홀 골프장을 없애고 아파트를 건설하자고 제안했다. 문제의 골프장은 회원 2600명을 보유하고 있다. 만약 이 골프장에 아파트를 건설한다면 3만7000명의 주민이 입주할 수 있다.

그러나 홍콩정청은 이를 거부했다. 홍콩정청의 간부들이 모두 가진자들이기 때문이다. 특히 이들은 반환 이후 중국인의 홍콩 부동산 투자 규제를 대폭 완화했다. 이에 따라 홍콩의 집값은 가파르게 상승했다. 이들은 홍콩의 집값 상승에 기뻐하고 있다. 자신의 자산이 늘기 때문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집사는 것을 포기한 젊은이들이 속출하고 있다. 이들은 반송환법 시위를 통해 그동안 누적된 불만을 분출하고 있다고 NYT는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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