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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장갑차 보여주며 "홍콩 자멸의 길"…무력개입하나(종합)

CCTV "홍콩 소요는 진흙탕물…깨끗이 치워질 것"
환구시보 편집장 "국가가 홍콩 폭력배 무리 격파할 것"

[편집자주]

11일 홍콩 침사추이 집회에서 경찰이 쏜 탄환에 맞아 실명한 여성 시위참가자에 항의해 12일 홍콩 국제공항 입국장을 점거한 시위대. 곳곳에 '홍콩은 인도주의적 위기 상황' '대량학살을 중단하라'고 적힌 현수막이 보인다. © 로이터=뉴스1
11일 홍콩 침사추이 집회에서 경찰이 쏜 탄환에 맞아 실명한 여성 시위참가자에 항의해 12일 홍콩 국제공항 입국장을 점거한 시위대. 곳곳에 '홍콩은 인도주의적 위기 상황' '대량학살을 중단하라'고 적힌 현수막이 보인다. © 로이터=뉴스1

중국 정부를 대변하는 관영매체들이 홍콩 시위대를 '조직폭력배'라고 깎아내리고 홍콩 인근에 장갑차 수십대가 집결한 영상을 공개하며 "자멸의 길로 들어서고 있다"고 협박하고 나섰다. 이에 따라 중국 정부가 조만간 홍콩 시내에 무장경찰을 투입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12일 CNBC와 AF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와 글로벌타임스는 중국 푸젠성과 광둥성에서 떠난 장갑차 24대가 홍콩과 중국 접경 지대인 선전으로 집결하는 1분가량의 영상을 공개했다.

이와 관련해 환구시보 후시진 편집장은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선전에 군이 주둔한 것은 홍콩 상황이 개선되지 않으면 중국에 개입한다는 신호"라고 분석했다.

그는 "홍콩의 폭력 시위대가 이 원리를 이해하지 못하고 선전에서 무장경찰이 집결하는 신호를 보지 못하면 그들의 행동은 자멸할 것이다. 국가가 홍콩의 폭력배 무리를 격파하는 것은 쉬운 일"이라고 주장했다. 

중국 정부를 대변하는 관영 매체들도 홍콩 시위에 대해 일제히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신화통신은 이날 논평을 통해 "폭력 과격분자들이 홍콩을 '깊은 구렁'으로 몰아넣고 있다'면서 "그들의 요구에 타협은 없어야 한다"고 경고했다. 이 논평은 "폭도들에 대한 묵인이나 지원, 유화책, 궤변과 변명은 조국을 지키는 홍콩 경찰에 대한 모욕이자 명예훼손"이라고 지적했다.  

글로벌타임스도 이날 논평을 통해 "극단적 시위대가 경찰을 공격하고 점점 더 위험한 무기를 사용하고 있다"면서 "그들의 히스테리(신경증)적인 목적은 정부를 마비시키고 경찰의 권위와 싸우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국영 CCTV 역시 같은 날 심야뉴스에서 홍콩 시위를 "극도의 폭력 행위"로 깎아내리고 "(시위대의 행동은) 노골적인 살인과 같다"고 강력히 비판했다. 이어 "홍콩의 혼란스러운 소요는 역사적 급류에 있는 진흙탕물"이라며 "깨끗이 치워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전날에는 중국 국무원 홍콩·마카오 판공실이 홍콩 시위를 '테러'로 규정했는데, 이 발언에는 위구르족 100만명을 테러 위험을 이유로 수용소에 가둔 것과 마찬가지로 홍콩 시위를 강경진압하겠다는 중국 정부의 계산이 깔려 있다고 CNN은 전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중국이 홍콩 사태에 쉽게 개입하지 않을 것이라는 반박도 나온다. 무력개입은 한창 무역전쟁을 벌이고 있는 미국에 중국을 공격할 빌미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시드니 소재 정책 싱크탱크 로위 연구소의 벤 블랜드 소장은 이날 CNBC에 "베이징은 홍콩에 군(인민무장경찰부대)을 파견할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만약 중국이 진짜 군 투입을 결정한다면 언론에 광고하진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공권력을 투입하더라도 외부에 알리지 않고 은밀히 진압할 것이란 얘기다. 

중국 정부가 무력개입까지 시사하고 나섰지만 홍콩 시민들의 저항의 물결은 쉽사리 사그라들지 않을 전망이다. 13일 오후 홍콩 국제공항에서는 전날에 이어 또 다른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이날 시위는 지난 6월9일 100만명이 참여한 범죄인 인도법(송환법) 반대 시위 이후 11주 연속 열리는 것이다.

글로벌타임스에 올라온 장갑차 행렬. 장갑차 수십대가 중국 푸젠성과 광저우에서 홍콩 인근인 선전시로 향하고 있다. © 뉴스1
글로벌타임스에 올라온 장갑차 행렬. 장갑차 수십대가 중국 푸젠성과 광저우에서 홍콩 인근인 선전시로 향하고 있다.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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