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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채용' KT 비서실 지인리스트 관리…"김성태 중요도 최상"

명단 총 1100명…손진곤·허범도·'상도동 김기수 회장' 등
이석채 회장 전 비서실장 "회장님께 '관심지원자' 쪽지 받아"

[편집자주]

이석채 KT 전 회장. /뉴스1 DB © News1 박지혜 기자
이석채 KT 전 회장. /뉴스1 DB © News1 박지혜 기자

유력 인사의 자녀나 지인에게 채용 특혜를 제공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이석채 전 KT 회장(74)이 재임할 당시, 비서실이 이 전 회장의 '지인리스트'를 만들어 관리했다는 법정 증언이 나왔다.

13일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3부(부장판사 신혁재) 심리로 열린 이 전 회장의 업무방해 혐의 4차 공판기일에서 검찰은 당시 이 회장 비서실이 관리하던 '이석채 회장 지인 데이터베이스' 엑셀 파일 일부를 공개했다.

해당 파일에는 총 1100여명의 명단이 기재된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날 재판에서는 4~5명만 공개됐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을 비롯해 허범도 전 국회의원과 권익환 전 서울남부지검장의 장인 손진곤 전 변호사, '상도동 김기수 회장' 등의 이름이 확인됐다.

김 의원에 대해서는 "요주의, 전화 관련 시비 많이 거셨던 국회의원으로 KT 출신. 중요도 최상"이라는 설명이 달려있었다.

'상도동 김기수 회장'에 대한 구체적인 신원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김영삼 전 대통령의 측근으로 알려진 김기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인 것으로 보여진다.

김 전 비서실장의 손자는 2011년 KT 하반기 대졸공채에 지원했지만 서류에서 탈락했으며, 이후 김 전 비서실장이 직접 비서실에 전화한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김 전 비서실장은 며칠 뒤 "원칙을 무너뜨리지 말라"며 재차 연락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회장의 재임시절 비서실장으로 근무했던 심모씨도 이날 증인으로 나섰다. 그는 이 전 회장이 '관심지원자' 명단을 쪽지에 적어 전달하면 이를 비서팀장에게 줬고, 비서팀장이 다시 인재경영실로 내려보냈다고 증언했다. 특히 2011년 공채 당시에도 관심지원자가 별도로 관리됐다고 밝혔다.

심씨는 또 상반기와 하반기 공채 당시 서류전형과 인적성검사에서 관심지원자 현황에 대해 이 전 회장에게 직접 보고했다고 증언했다.

그는 "하드카피(프린트)를 해서 회장님께 직접 보고하면 회장님이 어떤 사람은 그대로 두라고 하는 반면 어떤 사람은 면접 정도 기회를 주는 게 좋겠다는 식으로 말씀하셨다"고 밝혔다.

이날 재판에서는 이 전 회장의 변호인 측이 제시한 이 전 회장의 다이어리를 두고 공방이 벌어지기도 했다.

검찰은 2012년 상반기 공채 당시 인적성검사 결과 발표를 이틀 앞둔 시점에서 '관심지원자' 일부가 '불합격 의견'이었던 것이 30여분만에 전원 합격으로 바뀐 것이 실무자들이 임원진에게 보낸 메일로 확인된다며 이것이 이 전 회장의 '결정'이 있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이 전 회장 측은 당시 30분~1시간 간격으로 일정이 있었던 것을 공개하며 해당 보고를 받고 '부정합격'을 지시할 만한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고 반박했다.

이에 대해 심씨는 "회장님이 급한 일정이 있다든지 할 경우 내가 직접 들고 가서 보고하거나, 심지어 엘리베이터를 타고 가는 동안에도 보고할 수 있다"고 증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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