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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민, '위안부' 기림의 날 편지 대독 "어머니 사랑합니다" 눈물

[편집자주]

배우 한지민이 14일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2019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 기념행사에서 피해자 유족의 마음이 담긴 편지를 대독하고 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은 1991년 8월 14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고 김학순 할머니가 위안부 피해 사실을 처음으로 공개 증언한 날을 기념하고 김 할머니의 용기와 뜻을 이어받고자 지정됐다. 2019.8.14/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배우 한지민이 14일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2019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 기념행사에서 피해자 유족의 마음이 담긴 편지를 대독하고 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은 1991년 8월 14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고 김학순 할머니가 위안부 피해 사실을 처음으로 공개 증언한 날을 기념하고 김 할머니의 용기와 뜻을 이어받고자 지정됐다. 2019.8.14/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배우 한지민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 기념식에 참석해 편지를 낭독했다.

한지민은 14일 오전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 기념식에 참석했다.

이날 한지민은 위안부 피해자였던 어머니에 대한 유족의 마음이 담긴 ''위안부'였던 나의 사랑하는 엄마에게'라는 제목의 편지를 대독했다. 한지민은 이날 편지를 읽으며 중간중간 울컥하는 모습과 떨리는 목소리를 보여 눈길을 끌었다.

그는 차분한 목소리로 "엄마 나이 열일곱, 전쟁 때 다친 사람들을 간호하러 가신 게 아니구나. 누군가에게 강제로 끌려가 모진 고생을 하신 거구나. 어렴풋이 짐작만 할 뿐이었습니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뼈가 튀어나올 정도로 다친 어깨와 허리 때문에 팔을 들어 올리지도 못하시는 엄마를 보면서도 무엇을 하다 그렇게 심한 상처를 입으신 건지 엄마한테는 차마 물어보지 못했습니다"라며 "겁이 났습니다. 그런 일들이 있었다는 것이 무섭기만 했고 그 많은 사람들 가운데 하필이면 우리 엄마가 겪은 일이라는 게 더 무섭고 싫기만 했습니다. 혹시라도 내 주변 친구들이 이런 사실을 알게 되면 어쩌나 그저 두렵기만 했습니다"라고 전했다.

특히 "엄마가 생전에 하시던 말씀이 생각납니다. 끝까지 싸워다오. 사죄를 받아다오. 그래야 죽어서도 원한 없이 땅속에 묻혀 있을 것 같구나. 이 세상에 다시는 전쟁이 없어야 해. 다시는 나 같은 아픔이 없어야 해"라며 "엄마는 강한 분이셨어요. 그러나 엄마는 그렇게 바라던 진정한 사죄도, 어린 시절도 보상받지 못하시고 우리 곁을 떠났습니다. 살아있는 모든 순간이 고통과의 싸움이었을 엄마를 생각하며 저는 울고 또 울었습니다"라고 읽었다.

그는 "엄마. 끝내 가슴에 커다란 응어리를 품고 가신 우리 엄마. 모진 시간 잘 버티셨습니다. 이런 아픔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저희가 이어가겠습니다. 반드시 엄마의 못다 한 소망을 이루어내겠습니다. 이제 모든 거 내려놓으시고 편안해지시길 소망합니다. 나의 어머니. 우리 모두의 어머니. 사랑합니다"라고 말하며 끝을 맺었다.

한편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은 1991년 8월14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고(故) 김학순 할머니가 위안부 피해 사실을 처음으로 공개 증언한 날을 기념하고 김 할머니의 용기와 뜻을 이어받고자 지정됐다.

한지민은 또 한 명의 알본군 위안부 피해자 고 김복동 할머니가 일본의 사죄를 받기 위해 투쟁했던 27년 간의 기나긴 여정을 담아낸 영화 '김복동'의 내레이션에 참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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